용인 마북동에서 열린 ‘혁신 R&D 건설로봇 기술 시연회’ (사진=현대건설)
용인 마북동에서 열린 ‘혁신 R&D 건설로봇 기술 시연회’ (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빅6' 건설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한편, 건설현장 안전 관리 및 품질 향상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2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등 6곳이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을 확대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올해 상반기 124억3700만원을 집행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3억2400만원) 대비 839%를 늘린 현산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0.07%에서 0.61%로 수직상승했다. R&D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시평 1위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R&D 비용으로 2594억6100만원(건설‧유통‧바이오 포함)을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57억1500만원)보다 14.95% 늘어난 규모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8%에서 1.19%로 올랐다. 

시평 2위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860억500만원을 R&D 비용으로 써 작년 동기(737억2400만원) 대비 16.66% 늘렸다. 같은 기간 △포스코이앤씨 160억9500만원→172억2000만원(6.99%↑) △롯데건설 142억9500만원→200억9200만원(40.55%↑) △SK에코플랜트 128억5600만원→129억3300만원(0.6%↑) 등도 R&D 비용을 확대했다.

기술 활용도가 낮은 건설업의 경우 타 산업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실적이 매출 대비 1%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데다 주택 불황과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6개사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한 것이다. 

특히 고령화와 청년층 인력유입 저하로 인해 건설업계 인력 부족이 심화하며 안전‧품질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만큼 이와 관련한 기술력 확보가 중요해지며 관련 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먼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 상반기 자체 연구 실적을 보면 △고장력 볼트 마찰 접합부 개선 △다층 철근 일체화 대형거푸집 기술개발 △철골 볼팅 조임 자동화 실용장비 개발 △고객향 건물 에너지 관리 Digital Twin 구축 △하이테크 벽체 타공 로봇 설계 및 제작 △비정형 공간 데이터 플랫폼 도입 등을 연구했다.

현대건설은 △H-모듈러 공동주택 프로토타입 개발 △PC 라멘조 공동주택 외장공법 개발 △공동주택 층간조인트 누수제어를 위한 고성능 실란트 기술검증 △극한 강우시 톱-다운(Top-Down) 현장 침수 시뮬레이션 기법 및 대응방안 수립 △무인순찰로봇 기능 상용화 및 관제시스템 개선 △건설 중장비 및 화재 사고예방을 위한 AI 영상 분석기술 현장 적용 연구 △콘크리트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시공 자동화 기술개발 등을 연구했다.

현산은 올해 14개 연구개발실적 가운데 안전 사고 예방과 품질 향상을 위한 성능검토가 주를 이뤘다. 기술 개발 사례로는 △바닥구조 완충 시스템 개발 △욕실 벽타일 시공법 개발 등이 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현산은 올 상반기 △난방배관의 균일간격 시공이 용이한 층간소음방지 난방배관패널 △층간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 및 층간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 시공방법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 기반 전기요금 예측 및 절감 시스템 등 총 3건의 기술을 특허 등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복합위기 국면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한 신사업 기술 개발도 활발히 이뤄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수소,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에너지 분야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주요 연구 실적으로는 △구형 액화수소 저장탱크 상용화를 위한 설계 기술 개발 △내구성 기준 강화 대응 탄산화 저항성을 갖는 외벽 도료 개발 △드론활용 AI 균열관리 솔루션 개발 △이차전지 LiB 폐수 무방류 Direct 결정화 시스템 기술개발 등이 있다. 

올해 초 신사업 경쟁력 확보 위한 AI 전담조직을 출범시킨 롯데건설은 인공지능, UAM(도심항공교통)을 비롯한 제로에너지 건축물, 탄소포집(CCU) 등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이동식 모듈형 버티포트 설계 시공 기술 및 감시 시스템 개발 △강관 파일 대체용 200톤급 탄소섬유강화복합재(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튜브 합성 콘크리트 파일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 연계 청정 수소 연료전지 실증기술 개발 △태양에너지와 액체금속촉매를 이용한 C-X화합물 열화학적 전환을 통한 CO2 free 수소 생산기술 개발 등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도 친환경 신사업 R&D 비용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연료전지 △BIM(건설정보모델링) 도면 작성·추출 완전 자동화 개발 △폐황산 재활용 친환경 석고 사업 연구개발 △초임계 유동층 보일러 소각회를 원료로 활용한 중화석고 생산 공정 개발 △초 저농도 용존산소(DO) 제거용 탈기막 국산화 기술개발 △저비용 고순도 탄산리튬 회수기술 개발 등에 비용을 사용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