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부서·직원 '칼질'···증권업계 구조조정 한파 조짐
비효율 부서·직원 '칼질'···증권업계 구조조정 한파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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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케이프證 직원 대거 재계약 불발···이베스트도 IB 부서 감원 소문
"투입 비용 대비 실적 저조한 인원 감축 불가피···규모 막론 이어질 듯"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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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시 부진에 더해 자금시장 경색 등 악재가 불거진 증권가에 구조조정 전운이 돌고 있다. 연말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낮은 부서의 인력을 감원할 것이란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증권사들은 알려질 정도의 위기는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불안감은 쉬이 가시지 않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채권구조화팀 6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입사한 팀 전체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를 떠나는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계약 당시 맺었던 직원들의 성과가 미달되면서 재계약이 불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조건 미충족에 따른 계약 종료일 뿐, 위기에 따른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증권사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별안간 구조조정 소문에 휩싸였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진행한 기업금융(IB) 부서원의 감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IB부문은 지난해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 회사의 사상 최대 실적에 크게 일조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해당 부서의 조직 개편 계획이 있긴 하지만, 감원 여부는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알려진 바와 달리, 현재 부서원 누구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 9월부터 연말까지 임원의 월 급여 20% 지급을 유보하고, 영업·지원 부문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터라 불안감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1일, 업황 부진에 따른 위기 타개 일환으로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서에 소속된 임직원 30여 명 가운데 일부는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력을 효율화하고 기업금융(IB)과 자기자본투자(PI) 위주의 전문 투자회사로 나아가고자 한 결정이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제반 사항들이 고려돼야 하겠지만, 회사로선 투입한 비용 대비 실적이 안 나오는 부서나 직원을 정리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 "최근의 불확실한 업황이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에도 감원 추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성과에 비례해 보수를 받는 계약직 비중이 높다 보니 수익을 내지 못한 부서들 위주로 '칼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앞서 증권가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던 전례를 보면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말께 재계약에 실패한 직원들이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감원 칼바람'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는 다방면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구상하되, 인원 감축은 최대한 피하고자 하는 것으로 안다"며 "증권가에 연쇄 구조조정이 일 것이란 항간의 소문은 과장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마다 계약이 끝나고도 사정에 따라 재계약하지 않는 사례도 더러 있는데, 이는 업황이 좋은 안 좋든 모두 해당돼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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