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예상대로 '실적 쇼크'···'1조 클럽', 미래에셋證 유일할 듯
증권사, 예상대로 '실적 쇼크'···'1조 클럽', 미래에셋證 유일할 듯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H·삼성·신한 등 대부분 '반토막'···증시 부진·IB 부문 위축에 내리막
"금리 상승 추세 지속에 'PF리스크' 상존···내년까지 이익 체력 저하"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에도 '실적 쇼크' 수준의 결과를 받아들고 있다. 증시 침체 지속으로 거래대금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저조한 데다 투자은행(IB) 부문도 부진한 영향이다. 그간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면서 향후 실적 반등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형 증권사들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을 지키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6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9억원으로 무려 94.4% 급감했다. 증권사 가운데 단연 가장 큰 낙폭이다. 브로커리지 및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가 줄었고,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부동산 금융 관련 수익도 뒷걸음했다. 

대형사인 삼성증권과 KB증권도 비우호적 시장 환경으로 '반토막'난 실적을 거뒀다. 삼성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15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9% 감소했고, KB증권도 52.2% 줄어든 1128억원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76.9% 뒷걸음하며 318억원에 그쳤다. 다만 하나증권은 1538억원으로 47.6%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IB부실 자산을 최소화하고, 채권 트레이딩 손실을 방어한 점이 주효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증권사들도 '쇼크'에 가까운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972억원)보다 42.7% 감소한 2277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43.8%)와 키움증권(-40.1%), 대신증권(-31.9%) 등도 큰 폭의 감익이 예상된다. 상반기 유일하게 성장한 메리츠증권도 18.8% 뒷걸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써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332억원 수준으로, 올해 1조원을 간신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이 증시 호황을 업고 최대 실적 행진을 펼치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올 들어 글로벌 긴축 공포 등 겹악재에 증시가 크게 휘청이며 거래대금이 큰 폭 감소했고, 금리 상승 추세에 따른 대규모 채권평가 손실로 증권사들은 실적 급전직하를 맞았다. 여기에 전통적 수익원으로 자리했던 IB부문마저 부진하는 등 영업환경이 현저히 악화하면서 증권사 저마다 큰 뒷걸음질을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선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신규 PF도 급감하면서 '실적 쇼크'에 일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일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13조8252억원 규모다. 전 분기(17조2204억원) 대비 19.7%(3조3952) 줄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6조원을 웃돌던 지난해 3분기와 견주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에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던 브로커리지 수익 급감이 뼈아픈 상황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부동산PF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증권사들의 대출 자산 및 향후 IB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로 반영됐다"면서 "금리 상승과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글로벌 부동산 가격 하락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 미매각 수익증권의 평가 손실 우려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증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실적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반등이 요원한 데다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하고, 부동산 시장 위축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러한 부정적 요인들을 감안, 증권사들의 합산 이익 추정치를 올해 15.1%, 내년 14.6% 하향 조정하고, 회사별로 이익 조정폭에 따라 목표주가도 낮춰잡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이번 3분기뿐만 아니라 내년까지도 이익 체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고,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부동산PF와 자기자본투자로 인한 대손 비용이나 평가 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소요되고, 그동안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