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카카오, 투심 개선될까?···"실적 개선·신뢰 회복 우선돼야"  
'벼랑 끝' 카카오, 투심 개선될까?···"실적 개선·신뢰 회복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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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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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기업이 맞을 수 있는 악재는 모조리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앞서 '경영진 주식 대량 매도', '쪼개기 상장' 등 논란에 이번 초유의 서비스 중단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신뢰는 바닥으로 고꾸라진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쇄할 만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한껏 팽배해진 불신을 해소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투심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한다. 

◇'올해 56%↓'시총 상위주 중 낙폭 최대···"투심 회복 난망"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장 대비 400원(0.81%) 오른 4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궁훈 대표의 사퇴 소식에 장중 5%대 올랐지만, 이내 상승폭을 반납하며 4만원대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낙폭은 11.9%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주가가 11만2500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5위에 올랐던 카카오는 올 들어 가파른 하락세로 55.7% 급감해 12위로 밀려났다. 이 기간 시총은 28조원가량 쪼그라들었다. 

15만원대를 웃돌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선 무려 3분의1로 고꾸라졌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대표적 언택트주로 각광받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70.5%)와 카카오페이(-78.8%), 카카오게임즈(-58.0%) 등도 최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겹악재에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대량 주식 매도에 따른 도덕성 해이와 골목상권 침탈, 쪼개기 상장 등 잇단 논란에 투자자들의 극심한 외면이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주말, SKC&C 판교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터졌다. 이에 카카오그룹주 시총은 하루에만 2조561억원이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미국발(發) 긴축 우려로 성장주 전망이 부정적인 마당에 카카오는 각가지 논란을 빚으며 도덕성에 흠결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서비스 먹통 사태까지 겹치면서 기업 신뢰에 큰 타격을 받아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이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최근 두 달 주가 추이
카카오의 최근 두 달 주가 추이

◇증권가도 눈높이 '뚝'···"호실적·주주가치 개선 이뤄져야"   

증권가에선 이번 카카오의 서비스 중단 사태가 주가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고 눈높이를 속속 내리고 있다. 사태 이후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보고서는 사흘간 8개가 등장했다. 서비스 중단에 따른 사용자 보상 등으로 4분기 매출이 불가피한 데다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진단의 골자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서비스 오류 사태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이 뼈 아프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38.7% 하향 조정했다. 주로 △서비스 관련 직접적 보상 비용 발생 △브랜드 가치 훼손 △성장동력 확보에 차질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정의훈 연구원은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등 각종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 마비로 발생된 유료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 비용이 불가피해졌다"며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4750만명이 불편함을 겪었고,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광고와 커머스 영역 확장에 불필요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호실적이 가시화되면 주가 반등이 이뤄질 수 있고 진단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급격한 주가 조정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39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주요 사업 부분 가운데 20% 이상 장기평균 매출성장률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은 모빌리티와 웹툰, 미디어로 합산 매출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서비스 중단에 대한 피해 보상과 비즈보드 광고 중단 등은 4분기 실적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친구탭 비즈보드 광고 확장과 오픈 채팅 광고 도입, 프로필 개편, 모빌리티 매출 고성장 등 기대 요인은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감내의 구간은 지나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주친화 정책도 투심 회복의 키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그룹은 앞서 올해 초 남궁훈 전 대표가 주가 15만원 달성 전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고 했고, 3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과 내년 배당 정책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 반응은 냉랭한 상황으로,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카카오는 1년도 안 된 기간 동안 도덕적 해이와 시스템 결함 문제가 맞물리면서 불신이 팽배해져 있다"면서 "다방면에서의 실적 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부각시킬 만한 방안을 골몰해 신뢰 회복에 나선다면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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