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올해 1분기 영업적자 7조7900억원(연결기준)을 낸 한국전력이 자회사 지분 처분 및 부동산 자산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 한전의 올해 영업적자가 23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천문학적 적자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한전의 자구안에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투자금융(IB)업계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조만간 발전사 사장단회의를 개최하고 자회사 지분 및 부동산 매각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발전 자회사들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매각 가능한 자회사 지분 및 부동산 자산 등을 최종 조율 중이라는 소식도 나돌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한전은 총 27개 회사에 2조9723억원을 출자한 상태다. 이 가운데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중인 완전자회사는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한전에프엠에스, 한전엠씨에스, 한전씨에스씨 등이다. 이외 상장사로는 한전KPS(지분 51%), 한전산업개발(지분 29%), 한전기술(지분 65.77%) 등이 있다.
IB업계 일각에서는 한전의 자회사 지분 매각이 현실화 될 경우 상장 자회사가 우선 순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기업가치를 객관화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 자회사들의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치더라도 거의 매달마다 회사채(한전채)을 발행하며 대규모 적자살림을 메우고 있는 한전의 현재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전기술의 시가총액은 이달 16일 기준 2조9000억원으로 한전의 보유 지분율을 적용해 지분가치를 단순 환산하면 1조9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한전이 보유한 사택을 포함한 유휴 부동산 및 토지 매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공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한전이 매각을 진행 중이거나 입찰 준비 중인 부동산 매물은 총 13건으로 약 1400억원 규모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매물은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에 위치한 경기북부본부 변전소 잔여부지(토지·5만4313㎡)로 최저입찰가는 1280억원 수준이다. 경기북부본부 변전소 잔여부지는 2007년도 의정부시와 한국전력공사 간 변전소 이전 협약서 체결 후 이전을 완료하고 남은 유휴 부지다. 앞서 한전은 올해 3월 이사회에서 해당 토지에 대한 매각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제주 이도이동 제주본부 (옛)제주전력지사 사옥 토지와 건물(감정평가액·33억8116만원), 제주 원당로에 위치한 제주본부 삼양사택 연립주택(토지 2360㎡·건물 996.48㎡ / 최저입찰가 42억5140만원), 한전 군산지사 연립사택(16억5400만원) 등에 대해서도 매각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들 부동산 자산을 성공적으로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한전이 근본적인 경영 구조개선을 이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 올해 들어 한전의 신규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4월 중순 기준 12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한전이 발행한 전체 회사채(10조4300억원) 규모를 4개월 만에 넘어선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