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 단숨에 2960선으로 고꾸라지며 최근 6개월간의 상승폭을 모조리 반납했다. 코스닥도 이틀째 2%대 낙폭을 보이며 950선으로 밀렸다. 미국과 중국을 위시한 글로벌 리스크에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57.01p(1.89%) 내린 2962.17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21.01p(0.07%) 하락한 2998.17에 출발한 뒤 급전직하하며 오전 한때 2.6% 떨어져 2940.59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반발 매수세 유입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2960선에 그쳤다.
이로써 지난 3월10일(2958.12) 이후 근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종가 기준 3월24일(2996.35) 이후 6개월 만에 3000선을 밑돌았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6월25일(3302.84)와 비교하면 무려 340.67p(10.3%)의 낙폭이다.
대외적 악재가 동시에 부각하며 국내 증시에 악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77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 압력이 확대되고 있고, 중국 헝다그룹에 이어 판타지아 홀딩스가 2억570만달러 규모의 달러채 만기상환에 실패하는 등 중국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난항이 계속되고 있고, 지난주 미국 상원 청문회 이후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점 규제 강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주요지수도 이 같은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3.54p(0.94%) 하락한 3만4002.92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58p(1.30%) 떨어진 4300.46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1.21p(2.14%) 밀린 1만4255.49로 장을 마쳤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의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 증시에서도 이어지며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했다"며 "부채 한도 협상 난항 지속과 중국과의 무역긴장 재고조,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 관련 리스크 등이 투자심리 위축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투심 악화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수의 빠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향후 실적이 양호한 업종·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이 6212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548억원, 23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로 총 2796억93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의약품(-7.99%)과 은행(-6.51%), 종이목재(-3.29%), 서비스업(-2.76%), 제조업(-2.00%), 운수창고(-1.93%), 전기전자(-1.78%), 증권(-1.59%), 금융업(-1.55%), 통신업(-1.54%), 기계(-1.50%), 비금속광물(-1.19%) 등 대부분 떨어졌다. 다만 섬유의복(1.43%)과 유통업(0.69%), 전기가스업(0.32%) 등은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장주 삼성전자(-1.37%)를 비롯, SK하이닉스(-2.10%), NAVER(-3.01%), 삼성바이오로직스(-7.20%), LG화학(-2.99%), 카카오(-4.72%), 삼성SDI(-3.82%), 기아(-0.64%) 등이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현대차는 보합이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이 702곳, 상승 종목이 201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4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83p(2.83%) 내린 955.37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일 2% 떨어진 데 이은 급락세다. 지수는 전장보다 8.96p(0.91%) 하락한 974.24에 출발한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오전 한때 낙폭을 3.37%까지 확대하며 950.09까지 미끄러졌다. 이날 기록한 지수는 지난 5월24일(948.37) 이후 4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과 같은 달러당 1188.7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한 영향으로 하락 출발해 장중 한때 1183.8원까지 내렸지만, 증시 하락 등에 따라 점차 하락폭을 반납했다. 후반 1188.9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9월11일(1189.3원) 이후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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