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금리 인상까지···中企·소상공인 '첩첩산중'
코로나에 금리 인상까지···中企·소상공인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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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서비스업 대출금 33.7조↑···중기, 두 곳 중 한 곳 '한계기업'
델타 변이·대출 규제·금리 인상 '삼중고'···"점진적 출구 전략 필요"
평일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골목. (사진= 박성준 기자)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골목.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주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에선 대출을 조이고, 한국은행에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빚더미 상황은 한계치에 달해 향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총 잔액은 1478조5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1435조8000억원) 대비 42조7000억원(11.3%)이 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서비스업의 증가폭이다. 대출 증가폭 가운데 서비스업에서만 33조7000억원(78.9%)이 불어났는데, 이중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 숙박및음식점업 등의 증가세는 각각 14.4%, 13.1%로 평균 수준을 상회했다.

특히 예금기관 내 비법인기업의 대출은 12조5000억원이 늘어나면서 41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비법인기업의 대출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 규모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 중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의 비중이 10곳 중 4곳에 달하며,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 하위 25% 기업의 수익성(-1.9%)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2.9%)는 비중이 더욱 커졌다. 더욱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중소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50.9%에 달한다. 중소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까지 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이날 0시 기준 하루 동안 2025명이 발생했다. 지난달 25일(2154명) 이후 일주일 동안 확진자 추이가 1000명대로 내려오면서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주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재차 2000명대로 올라섰다. 일일 확진자 추이가 네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최고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너무 힘들고 지친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매번 강해지는데, 이건 장사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 없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선 대출을 조이고, 한은에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대출 급증세를 우려해 시중은행을 연일 압박하고, 대출 문턱을 올리면서 중소기업들의 2금융권 의존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저축은행의 2분기 말 중기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43조8065억원)과 비교해 5조6160억원이 늘어난 49조4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증가폭(2조3005억원)을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까지도 대출 태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금융당국은 내달 말 종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조처 등의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세 번째 연장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4차 대유행에 정치권 내 지원 연장 목소리도 적지 않고, 금융권도 재연장 요청을 거절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착륙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쟁력을 갖춰 회복할 수 있고, 운영해나갈 수 있는 곳으로 선별적이고 필요한 지원을 통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점진적인 방식이 필요하며, 동시에 정체돼 있는 자영업자 시장에 대한 중장기적인 시계의 구조조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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