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가 고무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부담으로 인해 1분기 수익성 악화 압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체별로 실적 흐름은 엇갈렸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3사의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5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수치다.
한국타이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3715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천연 고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해상 운임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인상된 장기 운송계약 요율이 올해 반영돼 물류비 부담은 여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2분기부터 글로벌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도 "오는 5월 미국의 자동차 부품 고율 관세 부과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두 배로 늘려 관세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계획이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549억원으로 6.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재·물류비 상승에도 권역별 유통망 개선이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탰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글로벌 생산능력을 6500만본까지 확대하고, 고인치 타이어 비중도 46%로 늘릴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미국 조지아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330만본으로, 현지 판매 물량의 약 20%에 불과하다. 관세 부과 시 미국 연간 판매량의 80%에 해당하는 약 1300만본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할 전망이다. 북미 지역 유통 차질과 천연 고무 가격 부담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다. 회사는 대형 거래선 복구와 수익성 중심 유통망 개편으로 2분기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미국 수출이 고율 관세 부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타이어 업계의 실적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