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미국의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영향으로 현대차 등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면서 국내 증시가 1%대 하락 마감했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6.79p(1.39%) 하락한 2607.15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23.66p(0.89%) 내린 2620.28에서 시작한 뒤 오전 10시경과 오후 1시20분경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이 선물을 7000억원 넘게 팔았고, 그 영향으로 기관이 코스피에서 현물을 2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지수 저점을 계속 낮췄다. 프로그램도 장 시작부터 계속 매도하다 오후 2시 30분 이후 전환하면서 매도 규모를 축소했다.
오후 3시 30분 한국거래소 기준 외국인은 888억원, 개인은 1199억원, 기타법인 1076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3153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804억7400만원 순매도됐다.
시장은 미국의 관세전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세번째 품목별 관세 부과다. 자동차 관세는 다음달 3일부터 부과된다.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47억4400만달러(한화 약 51조원)에 이르며, 수출 품목 1위 상품이다.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불과 사흘전인 지난 24일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한 현대차는 4.28%나 하락했고, 기아(-3.45%)와 현대모비스(-2.10%) 등 현대차그룹주가 급락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0.97%), SK이노베이션(-3.25%), 삼성SDI(-3.36%) 등 이차전지와 HD현대중공업(-3.99%), 한화오션(-4.12%), HD한국조선해양(-5.35%), 삼성중공업(-2.13%) 등 조선주도 하락했다.
이에 운송장비/부품(-2.99%) 업종이 급락했다. 이 외 기계장비(-2.72%), 운송/창고(-2.08%)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반면 미국 관세와 다소 거리가 있는 오락/문화(0.54%)가 소폭 올랐고, 섬유/의류(0.39%), 건설(0.35%), 음식료/담배(0.04%) 등 일부 업종이 상승 마감했다.
시총 상위 종목 역시 삼성전자(0.33%)와 메리츠금융지주(2.68%), 삼성생명(1.66%) 등 일부 종목만 올랐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282종목이 상승했고, 611종목은 내렸다. 보합은 48종목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8.99p(1.25%) 하락한 707.49에서 마감했다. 35.50p(0.77%) 내린 710.98에서 출발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내렸다. 다만 HLB(6.16%), 네이처셀(9.19%) 등 제약 종목과 에스엠(3.43%), JYP Ent.(0.16%) 등 엔터 종목은 올랐다.
코스닥 상승종목은 459종목, 하락 종목은 1169종목이었다. 보합은 93종목이다.
김지원, 임정은,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관세 현실화에 낙폭이 확대되며 1%대 하락했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매물이 출회됐고, 최근 상대적 강세 흐름을 이어갔던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등 시총 상위 대형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에 중국 기업을 대거 포함했고, 중국 역시 자체 규제 강화로 대응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분위기를 보여 반도체주도 급락했다"면서도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삼성전자는 상승전환, 관세 영향권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는 엔터/게임주도 강세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