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부진 등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달 들어 상장의 첫 단계인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 카인드(KIND)에 따르면 지난달 스팩(SPAC)과 재상장을 제외하고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한 기업은 노벨티노빌리티, 엔알비, 숨비, 그래피, 싸이닉솔루션 등 5개사였다. 이달 들어서는 현재까지 0곳이다.

반면, 상장예비심사 철회의 경우 앰틱스바이오, 영광와이케이엠씨, 에이모, 메를로랩, 아른 등 5개사나 돼, 지난해 2월 코루파마, 나노시스템 등 2개사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새내기주들의 저조한 성과로 IPO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장한 11개 기업 중 동방메디컬(-7.8%), LG CNS(-9.9%), 아이지넷(-37.8%), 피아이이(-12.7%), 삼양엔씨켐(-0.2%), 데이원컴퍼니(-40.0%), 와이즈넛(-36.5%), 미트박스(-25.3%) 등 8개사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며 마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새해 IPO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재까지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달 신규 상장을 마무리한 기업 4곳 중 3곳이 희망 밴드 하단 혹은 하단 미만 수준으로 공모가를 확정 지었음에도 상장 직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 신규 상장사들의 평균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35%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IPO 기관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568대 1, 일반청약은 599대 1로 과거 8년 동월 평균 경쟁률인 891대 1, 1025대 1 대비 모두 낮은 수준을 보이며 불안한 시황을 반영했다"며 "특히 일반청약 평균경쟁률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달 상장사들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8.0%로 공모가 기준 상장일 주가 변동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이후 월 최저 수익률"이라며 "이전에는 공모가로 받아 첫날 시초가에 매도를 해도 수익이 나는 구조였지만, 현재는 종목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먼저 선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IPO 시장 위축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금융당국이 IPO 시장 건전화를 위해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SGI서울보증보험, 디엔솔루션즈, 달바글로벌,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형 IPO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시장이 회복 되기 위해선 우선 국내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될 필요가 있다"며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남아 있는 만큼 성패에 따라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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