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서 홈쇼핑 사라지나"···수수료 갈등에 방송송출 중단 잇달아
"케이블TV서 홈쇼핑 사라지나"···수수료 갈등에 방송송출 중단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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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 홈쇼핑, 딜라이브·LG헬로비전에 홈쇼핑 송출 중단 통보
'도미노' 송출 중단 가능성···케이블TV 매출·투자 재원 감소 우려
(사진=freepik)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케이블TV와 홈쇼핑 업계 간 송출 수수료 협상이 꼬이면서, 홈쇼핑 업계가 방송송출 중단을 선언해 송출 수수료 발 '블랙아웃'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 내달 말 이후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양천구·은평구 등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 강원, 충남, 경북 등 약 23개 지역 368만 가구의 LG헬로비전 가입자들이 현대홈쇼핑을 볼 수 없게 된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홈쇼핑 역시 이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오는 10월 1일 자정부터 방송송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방송 송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케이블TV와 홈쇼핑 업계 간 송출 수수료 대립이 원인이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를 뜻한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케이블TV 가입자 증가폭 둔화 속에 홈쇼핑 실적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송출 수수료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2 회계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요약'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2개 홈쇼핑PP(TV홈쇼핑 7개·T커머스 5개)사의 매출은 3조7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한 반면, 이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 수수료는 2조4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케이블 TV사들과 송출수수료 인하를 논의했으나, 인하율과 관련해 의견이 좁하지지 않아 방송 송출을 중단하게 됐다"며 "유료방송 업체에 내는 송출 수수료가 매출·수익과 비교해 많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케이블TV 유료방송 사업자는 홈쇼핑 업체들이 방송 시 할인 혜택 등을 미끼로 모바일 앱 구매를 유도하고 있어 모바일 매출을 함께 고려한다면 송출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간 홈쇼핑 업계와 케이블TV 사업자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두고 매년 갈등을 이어왔으나, 홈쇼핑 업계가 방송 중단이라는 강수를 꺼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 갈등이 이미 곪을 대로 곪은 문제인 만큼, 이로 인한 송출 중단 사태가 앞으로도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홈쇼핑 채널을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은 물론 케이블TV 역시 매출 감소와 이에 따른 일반 콘텐츠에 대한 투자 재원 감소로 경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와 케이블TV 업계의 줄타기는 매년 이어져왔지만, 송출 중단이라는 강수는 올해가 처음"이라며 "한 번 송출 중단이 발생하면 케이블TV 사업자 전체에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방송이 송출 중단될 경우 케이블TV 사업자의 매출 타격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투자 재원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경영 상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케이블 사업자 전체가 홈쇼핑 사업자들과의 원만한 협의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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