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건설자재 가격 28.5% 급등···건설경기 회복 제약"
한은 "건설자재 가격 28.5% 급등···건설경기 회복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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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1980년 이후 역대 세번째
건설투자·기성액 4년 연속 하향세···"향후 안정화 기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건설자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원자재 가격에 건설자재 가격도 빠르게 오르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건설경기 회복 속도 또한 둔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과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자재 가격은 1년 전보다 28.5% 상승했다. 건설자재 가격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빠르게 올라서기 시작했으며, 4분기 오름세는 지난 2008년 4분기(30.2%)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1980년부터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전체 건설자재 가운데 1년 전 가격보다 10% 이상 급등한 품목수 비중도 올해 초 63.4%로, 지난 2020년 말 8.9%보다 크게 확대됐다.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으로 비교하면 무려 96%에 달한다. 품목별로는 철강 등 금속제품 가격이 전체 건설자재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수요 요인보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에 따른 것으로,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은 51.1%를 차지했다.

건설투자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15.2%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 이후 장기간 조정 국면을 지속하다 지난해 말부터 완만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자재 가격 급등과 일부 자재 공급 부족, 국내외 자재 수요 증가 등이 건설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박상우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건설자재 가격 상승은 건설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건설자재 가격 상승은 중간투입비용을 12.2% 올렸고, 이는 곧 건설업 부가가치를 15.4%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007~2009년에도 건설자재 가격이 공급측 요인에 의해 상승했는데, 지금의 상황은 그 당시와 비슷하다"면서 "당시에도 건설투자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당분간 건설자재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과장은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는 수요 요인보다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 요인의 영향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양호한 선행지표와 건설관련 심리지표의 개선세, 국내 건설관련 중간재 생산업체들의 보수적인 생산기조 등을 고려할 때 수요압력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건설자재 가격은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사라지면서 점차 안정화되겠으나, 그 속도는 과거 공급측 요인에 의한 가격상승기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향후 건설투자도 다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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