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업계, 안일한 흥행공식 답습 탈피해야
[기자수첩] 게임업계, 안일한 흥행공식 답습 탈피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일본 인디게임 '천수의 사쿠나히메'가 업계에서 흥행하며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게임은 일반적으로 게임 소재라고 생각하기 힘든 '벼농사'를 기반으로 한다. 농사를 지어 좋은 쌀을 생산하는 게 주인공 육성에 필수요소다.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벼농사 과정도 디테일을 살려 세세하게 재현해 냈다는 점이다. 

이에 벼농사가 생소한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참고를 위해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기술포털 사이트 농사로에 몰려 서버 장애가 발생하는 해프닝도 생겼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기자는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먼저 든 생각은 과거 '사회과부도'를 보며 '대항해시대2'를 플레이했던 기억이다. 20년도 더 지난 그 시절 세계의 많은 지리를 알기 위해 펼쳤던 사회과부도와 같이, 평소에는 들어가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농업기술 포털 사이트로 게임이 인도한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상반기 '모여봐요 동물의 숲' 신드롬이 국내를 강타한 이후 하반기에도 일본 게임은 꾸준히 다양한 장르에서 흥행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분명 국내 게임업계에 반성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두 단어로 요약이 가능하다. 바로 지적재산권(IP)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국내 게임업계에는 어느 순간 '도전'은 없어지고 소위 말하는 안일한 흥행 공식을 답습하며 수많은 양산형 게임을 만들고 있다. 처음 시작은 '유명' 혹은 '인기' IP였지만 현재는 거의 소모해 이렇게까지 부활 시켜야하나 할 정도의 IP도 없어서 못구하는 지경이다. 물론 장르는 돈이 되는 MMORPG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20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잘 나타났다. 본상 라인업만 봐도 대부분이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도배가 되며 투표할 게임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현재 국내 게임 업계는 중국의 '물량전'과 일본의 '참신함' 사이 어중간한 위치에서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이제는 식상한 IP에 지치고, MMORPG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됐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결국 장르는 돌고 돈다. 내년에는 다양한 장르의 신규 IP 게임들을 매출·인기 차트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고독한 심야식당 2020-11-30 14:24:47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이 기사가 현 대한민국의 게임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기사가 아닌가 싶다. 먼가 이제는 트랜드를 쫓을때가 아닌 만들어 나가는 게임사업과 문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 굿!!!!!1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