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은행 '노조추천이사제' 3修하고도 실패···까닭·전망은?
[초점] 은행 '노조추천이사제' 3修하고도 실패···까닭·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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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B금융 임시주총 문턱 못넘어···네번째도 무산
ISS·KCGS·국민연금 모두 반대, '명분' 확보부터 실패
구체적 기여 방법 설득 못한채 부작용 우려만 부각
文정부 '친노조 성향' 감안하면 이슈화는 지속할 듯
20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20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65세)의 3기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윤 회장은 경기침체, 코로나19 등 위기 속에서도 그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리딩뱅크 지위를 공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아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20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제1호 안건인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통과되면서 윤 회장의 3연임이 공식 확정됐다.

주총에서 윤 회장은 3기경영 핵심 키워드로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금융사는 물론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빅테크들과의 디지털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 윤 회장의 목표다.

구체적인 경영방향으로는 △계열사 시장지위 확보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 도약 △글로벌 진출 확대 △ESG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창출 확대 △디지털 인재 양성 등 5가지를 제시했다.

2017년부터 그룹의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서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이날 3연임에 성공했다. 허 행장은 초저금리·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특히, KB 계열사의 '2+1년 임기' 관례에 비춰봤을 때 허 행장은 올해 교체됐어야 하지만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이사회와 주주들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3연임을 확정지었다.

윤 회장과 허 행장의 3연임은 이미 내정된 사안으로 이날 안건 상정은 사실상 요식행위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KB금융 주총과 관련해 금융권이 더 주목한 것은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2인에 대한 선임 여부였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의 중심이 노동조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노조추천이사제'가 도입될지 결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류제강 우리사주조합장 등이 건의한 윤순진·류영재 사외이사 선임 안건인 3·4호안은 찬성률 3.48%, 2.86%로 최종 부결됐다. 우리사주조합의 네 번째 '추천이사제' 도입 시도가 결국 주총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부결됐지만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의 여지를 금융권에 남겼다. 우리사주조합이 2017년부터 매년 '도전장'을 내밀어 왔던 만큼 앞으로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

실제 조합은 주총을 앞두고 지분율을 1.34%에서 1.73%로 끌어올리는 등 이사회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97%)과 JP모건체이스뱅크(6.40%), KB금융 자사주(5.06%) 등에 이어 5대주주에 올라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KB금융 이사회가 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이사회와 같은 의견을 내면서 안건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최종 반대 의견을 밝히며 사실상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은 현 이사회 구성을 고려했을 때 조합 추천 사외이사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냈다. 조합 추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조합이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따른 경영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의사결정에 노조 의견이 강하게 반영되거나 노사 입장차를 줄이지 못할 경우 향후 경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사갈등이 유독 큰 KB는 물론이고 어떤 금융사든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이 노조에 다 오픈된다면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현 정부의 '친(親)노조' 성향을 봤을 때 노조추천이사제는 한동안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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