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순이익 1.8조 '3.5배↑'···초대형IB 61% '쏠림'
증권사 2분기 순이익 1.8조 '3.5배↑'···초대형IB 61%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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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대금 급증에 펀드·채권이익 증가 '주효'
'최대실적' 미래·한투 등 5곳, 1.1조 '양극화' 심화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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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권사가 올해 2분기 1조8000억여 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와 비교해 3.5배 급증한 수준이다. 주식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과 펀드·채권 관련 이익 호조가 주효했다. 

다만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일컬어지는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5곳의 합산 순이익이 전체의 61%에 달해, 규모별 '부익부 빈익빈' 추세가 심화한 양상을 보였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증권사 56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8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주저앉았던 1분기(5274억원)와 비교해 무려 244.6%(1조2899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큰 폭 증가한 데는 거래대금 급증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보다 26%(3588억원)  증가한 1조738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기준, 3조11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6%(1조3324억원)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로 불리는 신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174조원으로, 전년 동기(618조3000억원) 대비 89.5% 늘었고,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역시 505조3000억원에서 1061조1000억원으로 110% 불어났다.

이로써 증권사 수수료수익 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53.7%로 전 분기 대비 7.3%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33.6%에 그쳤지만, 올 1분기 46.4%로 올라선 데 이어 2분기 절반을 웃돌게 됐다.

반면 지난해까지 증권사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했던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는 877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9%(262억원) 뒷걸음했다. 이는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567억원이 감소한 데 주로 기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IB 관련 업무를 영위할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1분기 저조한 실적에 결정적이었던 기타자산손익은 한 분기 만에 크게 반등하며 증권사 호실적에 일조했다. 2분기 기타자산손익은 2조557억원으로 전 분기(-8827억원)보다 332.9%(2조9384억원) 급증했다. 펀드(집합투자증권) 관련이익이 176.3%(3조2665억원) 증가한 1조4134억원 기록한 데 기인했다.

채권관련 이익도 전 분기(1조6411억원)보다 37.2%(6106억원) 급증한 2조252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하락 추세에 따른 채권평가이익(6024억원) 발생이 주효했다. 지난 2018년 말 1.7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말 1.25%에서 올 6월 말 0.50%로 1.25%p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도 1.82%에서 0.84%에서 0.92%p 하락했다. 

다만 파생관련손실은 1조2321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부진을 이어갔고, 주식관련손실도 642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도증권 주식(2분기말 8조9000억원) 평가손실 증가에 주로 기인한다. 

금융당국은 향후 증권가에 코로나19 영향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된 리스크를 모니터링하며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이상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국내외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금융 현황도 상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분기 증권사들이 저마다 양호한 결과를 시현했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초대형IB로 자기자본 상위 5곳(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이 올 2분기 벌어들인 순이익 합은 1조1136억원으로 집계됐다. 3곳이 1분기 어닝쇼크를 딛고 큰 폭 반등한 영향이다. 이는 증권사 전체 순이익(1조8173억원)의 61.3%의 비중을 점유한다.

앞서 지난해 1분기엔 52.2%를 차지했고, △2분기 50.98% △3분기 49.95% △4분기 50.52% △2020년 1분기 0.95%(적자 증권사 2곳 영향) 등 50% 안팎의 비중을 형성했던 데 비해 규모별 '부익부 빈익빈' 양상이 뚜렷해졌다. 대형사가 수익을 시현하기 유리한 IB를 영위할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도 나타난 결과다.

다만 이 같은 추세는 일시적이라는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반등에 따른 운용 손익 급증으로 1분기 무너졌던 대형사들이 2분기 큰 폭 반등하면서 중소형들을 크게 상회한 측면이 크다"며 "올 1~2분기는 유난히 뚜렷한 급락·급등에 따른 특수한 상황으로, 반기별로 놓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국면에서 IB가 많이 꺾인 상황이고, 지난해 부동산PF 규제 등 대형사에 유리한 환경이 덜해진 상황에서, 중소형사보다 특별히 경쟁력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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