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쌍용차 900억 대출 연장···"급한 불은 껐지만"
산은, 쌍용차 900억 대출 연장···"급한 불은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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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외국계 금융사 대출 만기 도래
정부·대주주 지원 '요원'···해소되지 않은 유동성 문제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KDB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KDB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DB산업은행이 6일 쌍용자동차가 이달 갚아야 하는 대출 900억원에 대해 만기를 연말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산은의 이번 결정으로 쌍용차는 당장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다른 금융사의 대출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데다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통한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의 유동성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오전 쌍용차에 대한 대출 만기를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이달 초 쌍용차는 산은에 6일과 19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700억원과 200억원에 대해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애초 산은은 쌍용차에 외국계 금융사들과의 대출 만기연장 문제를 우선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외국계 금융사가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않을 경우 쌍용차가 연체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연체 기업에 만기를 연장해줄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외국계 금융사 대출을 일부 상환하고 나머지는 만기를 연장했다. 외국계 금융사와의 대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산은도 만기를 연장해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산은의 지원으로 쌍용차도 급한 불은 끄게 됐으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당장 다음달 외국계 금융사인 JP모건의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내 만기도래)은 3899억3296만원이다. 이중 JP모건 899억원, BNP파리바 47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299억원 등 1668억원을 외국계 금융사에서 받았다.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부와 대주주 지원을 바라기도 요원하다. 정부는 이미 쌍용차는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지난 2일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6차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이전부터 구조적 취약 요인이 누적된 기업은 자체 증자, 자산매각 등 기업 스스로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쌍용차에 대한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선 지난 4월에는 쌍용차 지분 74.65%를 보유한 대주주 마힌드라가 신차 개발 등을 위한 2000억원의 신규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에도 쌍용차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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