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
27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 식품·유통업계가 총출동했다. 세계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 2만여명이 모이는 이번 회의를 K푸드와 K브랜드 세계화의 결정적 기회로 보고, 제품 홍보와 브랜드 강화에 전사적으로 나선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APEC의 공식 협찬사와 후원사로 참여하는 기업은 60여 곳에 달하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식품 기업이다. 주요 브랜드들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인근에 마련된 'K-푸드 스테이션'에서 부스와 푸드트럭 등을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K푸드를 선보인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컵밥·떡볶이·김스낵 등을 숙소와 미디어센터에 제공하고, 농심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신라면 시식 부스를 운영하며 1만개의 라면을 지원한다. SPC그룹은 카페테리아를 열어 파리바게뜨의 디저트와 음료를 제공하고, 오비맥주는 CEO 서밋의 맥주 단독 후원사로 참여해 '카스 후레쉬' 등 7종을 선보인다.

교촌에프앤비의 발효공방1991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헤는밤'은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고, hy의 발효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도 장관회의 공식 음료로 협찬 되며 제품 패키지와 광고에 APEC 엠블럼을 활용해 글로벌 홍보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호텔, 식품, 유통 전 부문이 협력해 종합 브랜드 홍보전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셰프 에드워드 리와 함께 정상 만찬을 준비하고, 롯데웰푸드·롯데GRS·롯데칠성음료는 빼빼로, 커피, 음료 등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외국인 고객 대상 APEC 기념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롯데JTB는 포항 영일만항에 1100객실 규모의 숙소용 크루즈 2대를 운영해 방문객 숙박을 지원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참여는 유통·식품·관광 인프라를 결합한 'K라이프스타일'을 알릴 기회이자, 국가 행사 지원과 글로벌 교류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주요 CEO들이 직접 나서 글로벌 교류와 협력 논의에도 참여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APEC CEO 서밋 주요 세션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글로벌 경영인들과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K브랜드와 유통·관광·식품 분야 협력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는 '디지털 전환과 리테일 효율성' 세션 연사로 참여해 국내 유통업 혁신 사례와 글로벌 협력 전략을 공유하고,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CEO 서밋과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참석해 K상품 전시와 해외 바이어 미팅을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회장과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29일 개막식에 참석하고, 부산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리는 K상품 수출 네트워킹 행사를 주도한다. 아울러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는 '유통 Future Tech Forum'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의 혁신 모델을 공유하며 협력 기회를 논의한다.

기업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노출도'와 '상징성' 때문이다. APEC은 각국 정상과 경제인이 함께하는 세계적 외교무대로, 참가 브랜드는 행사 전후 전 세계 미디어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식 후원사들은 외교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으며, 행사 공식 엠블럼 사용권을 받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PEC은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직접적인 산업 노출 효과가 큰 행사"라며 "한국 유통과 식품 산업이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문화·기술·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NEXT K-푸드 프로젝트'를 추진해 2030년까지 연간 수출 15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망 품목 선정, 지역별 수출 전략, 해외 인증·마케팅 지원, 물류 인프라 확충 등 다각적 지원과 콘텐츠·관광 등 문화산업 연계를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APEC은 K푸드가 세계 식탁으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며 "정상회의 기간 동안 참석자들에게 우리 농식품의 품격과 다양성을 전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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