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6원 넘게 급락하며 1380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최근까지 견조했던 미국 고용지표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인 영향이다.
특히 최근 관세 경계감을 반영, 과도한 매수에 대한 되돌림까지 반영돼 미 달러화가 급락했단 평가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16.2원 내린 달러당 1385.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이 급락한 주재료는 미국 고용지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7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7만3000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0만6000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실업률은 4.2%로 한달새 0.1%p 상승한 데다, 5~6월 신규고용이 25만8000명이나 하향 조정되면서 부정적 충격이 배가됐다.
이 같은 고용쇼크 속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확대됐다.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인하 가능성은 80.7%에 달하며, 88.1% 이상이 연내 2~3회 이상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견조한 고용이라는 금리 동결의 전제조건이 뿌리채 흔들렸기 때문이다.
이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3.9%선에서 현재 3.714%선까지 급락했다. 지난주 100pt를 상회했던 달러인덱스 또한 현재 98.62pt까지 급락한 상태다.
차기 연준 이사를 둘러싼 갈등 역시 연준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최근까지 금리 인하에 반대해 온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8일부로 사임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내로 차기 연준 이사를 임명하게 되며, 이는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포석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트럼프의 우군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우먼 부의장에 이어 친 트럼프 인사가 임명될 경우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이 보다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 고용보고서 내용이 7월뿐 아니라, 직전 두달치까지 대폭 하향 조정되며 평가를 뒤집어놨다"며 "1400원이라는 레벨도 과대평가됐다고 본다. 한달간 관세 경계감에 과도히 매수한 만큼 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트럼프가 이틀 내로 연준 이사를 발표하는데, 이는 차기 연준 의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환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