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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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코스피는 이번주(8월4일~8일)에도 높은 변동성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한미 통상협상 타결로 강세를 보였던 증시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이번주 시장은 대내외 정책 변수와 기업 실적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7월28일~8월1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3196.05) 대비 2.4% 내린 3119.41에 마감했다. 지난주 코스피는 한미 통상협상 타결 소식에 3288.26까지 치솟았으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파에 상승세가 제한됐다.

뒤이어 지난달 31일 장 마감 후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세제 개편안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증권거래세율 인상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의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증시가 급격하게 냉각됐고, 다음날인 8월 1일 코스피는 하루만에 3.88% 폭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한 지난 4월 7일(-5.57%) 이후 올해 최대 낙폭이다.

여당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3000~3300p으로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개편안은 대선 이후 추진됐던 주가 우호 정책과는 달리 주식 시장에 비우호적인 증세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유발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본회의 논의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의무화 등 상법개정안도 이달 또는 다음달에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주식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완전히 전환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현 정부의 정책 기조는 여전히 주식을 부동산의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인 만큼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은 하반기에도 지속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원안 수준으로 되돌리지 못할 경우 코스피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 14.2배를 적용한 3710p 상단 시나리오는 힘을 잃는다"며 "PER 12.3배를 적용한 3240p가 현실적인 상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는 두 번째 상법 개정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정권에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도록 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주 한미 통상협상 타결로 우리 기업이 적용받을 대미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일각에서는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게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는 지속적인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진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관련 마찰음이 다시 불거질 경우, 금융시장의 단기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주에 예정된 경제지표와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5일에는 중국의 차이신 서비스업 지수, 7일 수출입 지표가 발표된다. 국내에서는 5일 통계청이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에선 5일 AMD와 화이자, 7일 일라이릴리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국내는 △4일 한화, 롯데칠성 △5일 현대로템, 카카오페이  △6일 KT, 카카오뱅크, 하이브, 에이피알 △7일 카카오, HMM, 삼성화재, LIG넥스원 △8일 NAVER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M7,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업종의 2분기 실적은 발표됐지만 그 밖에 국내외 여타 주요 기업 실적도 중요하다"며 "미국에서는 M7 실적을 통해 AI 수요 모멘텀을 확인한 가운데, AMD, 팔란티어 등 AI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업체의 실적을 통해 그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방산주, NAVER, 카카오 등 인터넷주,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주들의 실적이 몰려 있는 만큼, 이번주는 개별 실적 결과에 따라 업종 내 종목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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