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린 첫날인 지난 22일, 전국 편의점에서 고기류와 간편식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세븐일레븐 등 3사 모두 전날 도시락, 김밥, 라면 등 간편식만 아니라 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등의 품목 매출이 지난달 같은 요일 대비 크게 늘었다.
먼저 CU에선 도시락(23.1%), 김밥(35.8%), 샌드위치(29.7%) 등 간편식이 23.8% 상승했고, 라면(13.9%), 즉석밥(10.6%), 건강식품(31.7%), 가정간편식(HMR·19.6%) 등 가공식품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소비 쿠폰 지급이 시작되며 주요 품목들의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들의 알뜰 쇼핑을 돕기 위한 업계의 대대적인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비 활성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GS25의 경우 전국 가맹점의 국산 쇠고기 매출은 지난달 같은 요일 대비 178.4% 폭증했고, 국산 닭고기(134.1%), 돼지고기(118.5%)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김치(104.9%), 소스·장류(79.4%), 국산 과일(60.3%) 등 식료품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주거 상권 내 편의점 매출 증가도 두드러졌다.
GS리테일은 "22일 상권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휴가철 특수 등으로 단순 비교가 어려운 여행지 상권을 제외하면 주거 상권 내 편의점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며 "소비쿠폰이 거주 지역 내에서 사용하게 돼 있어 집 주변 편의점 소비가 많이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얼음 매출이 70% 늘었고, 파우치음료(60%), 아이스크림(60%), 즉석식품(40%), 맥주(30%) 등 다양한 품목에서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비쿠폰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되며, 전통시장, 식당, 미용실, 학원 등 중소형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나 직영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국 가맹점 비중이 높은 편의점 업계가 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당시 축산물과 과일 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판매 데이터를 참고해 주요 품목에 할인과 증정 행사를 집중하는 프로모션을 펼쳤다.
GS25는 한우, 장어, 꽃갈비 등 프리미엄 먹거리를 기획전 형식으로 구성하고, 생필품에는 제휴카드 25% 할인과 2+1 증정 행사를 적용 중이다. CU는 라면·즉석밥 등 120여 종에 최대 63% 할인을 제공하며, 멤버십 고객 대상 포인트 페이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생수, 과일, 위생용품 등 2000여 품목을 특가로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도 편의점 품목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날 소비쿠폰을 사용하려 편의점을 찾은 60대 여성 김모 씨는 "마트보다 훨씬 가까워서 편리하고, 식품 제품들도 기대 이상으로 품질이 좋은 것 같다"며 "쿠폰이 적용되는 품목이 많아 알뜰하게 쇼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구에서 GS25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평일 하루지만 확연하게 매출 차이를 느꼈다"며 "이번 소비쿠폰이 많은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편의점들은 일정 기간동안 고가 제품에 대한 판촉 행사나 마케팅 등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민생회복소비쿠폰 1차 지급에 앞서 정부(행정안전부)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주요 편의점업체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취지에 어긋나는 특정 품목의 판매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원 때처럼 스마트워치 등 고가의 대기업 전자제품 혹은 외국산 주류 등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해 달라는 협조 요청이다.
- 유통·식품업계, 폭우 피해 복구에 총력···전방위 구호 손길 이어져
- 소비쿠폰 본격 지급···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편의점서 'OK'
- '소비쿠폰' 맞춰 판촉 경쟁나선 편의점···수혜 기대감 고조
- GS25, 전국 5천여 개 점포에 건강기능식품 입점
- CU, 더현대 서울에 'K리그-주토피아' 팝업 운영
- [초점] "편의점 신상품 하루 24개" ···'속도전'이 부른 소비자 피로
- 세븐일레븐, '제32회 어린이 환경 미술대회' 성료
- 소비쿠폰 효과 본격화···소상공인 매출 첫 주 2.2% 증가
- 소비쿠폰 2주 만에 46% 사용···식음료품 매출 증가세 '뚜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