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는 올해 1월 한국 승용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사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토3를 필두로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고객 서비스 확대를 통해 시장 입지를 넓이겠단 포부도 밝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YD코리아의 승용차 판매대수는 1286대로 집계됐다. BYD코리아는 아토3 다음 모델로 전기 중형세단 씰(SEAL)을 국내에 선보인다
BYD코리아는 지난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씰을 국내에 첫 공개했다. BYD의 첨단 전기차 기술을 담은 전략 모델인 씰은 BYD코리아의 차량 라인업 강화와 판매량 확대란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 이러한 씰을 지난 16일 용인 일대 일반도로와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시승했다.
먼저 씰의 디자인은 유려한 차체과 부드러운 선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BYD 디자인팀은 '자연으로부터 배우다'는 원칙 아래 바다의 미학에서 영감을 받아 씰에 녹여냈다. 바다의 수평선, 일렁이는 파도의 움직임 등이 연상되는 요소들이 차체 곳곳에 새겨져있다.
또한 날렵한 헤드램프나 지붕에서 트렁크 끝단까지 떨어지는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고성능 스포츠카와 같은 맛을 더하고자 했다. 씰의 전장은 4800밀리미터(mm), 전고 1460mm이며 축간거리를 2920mm를 확보해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씰은 BYD의 전동화 플랫폼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전기차 라인업 중 최초로 셀투바디(CTB) 기술을 적용했다. 덕분에 내부 공간을 여유롭게 설계할 수 있었고 평평한 바닥면과 넓은 레그룸·헤드룸을 구현했다. 실제로 1열과 2열 모두 내연기관 중형 세단과 비교해 훨씬 여유롭게 느껴졌다.
실내 공조기 기능과 차량 관련 기능은 모두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12.8인치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가로와 세로 원하는 방향으로 회전이 가능하며 직관적인 구성과 빠른 반응속도가 인상적이다. 시트에는 나파가죽을 사용해 탑승자의 몸을 부드럽게 받쳐준다.
외장 디자인과 내부 구성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시승은 용인 일대 일반도로와 트랙 주행을 나눠 진행했다. 이번에 시승한 씰은 듀얼 모터 모델로 전·후방 차축에 각각 다른 성능의 구동 모터를 탑재하고 있다. 일상 주행에는 후륜의 영구자석 동기모터를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고,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전륜의 유도식 비동기모터가 힘을 더하는 방식이다.
각 모터의 출력은 전륜 160킬로와트(kW), 후륜에는 230kW이며 합산 최고출력은 390kW(530PS)다. 최대 힘을 발휘했을 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8초이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407km에 달한다.
일반도로에서 씰은 매우 편안하면서 부드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다수의 과속방지턱 및 거친 노면의 도로 환경이었으나 주파수 가변 댐핑 서스펜션은 충격 및 진동을 잘 지워내 편안히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씰에 적용된 2중 접합 유리는 노면이나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해 정숙한 실내 공간을 만든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주행 보조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도 탑재해 도심이나 장거리 여행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준다. 회생제동 기능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부드럽게 속도를 줄이며 원 페달 드라이빙을 가능케 한다.
다음으로 용인스피드웨이 트랙 위에서 씰이 가진 530마력의 힘을 확인했다. 모든 출력을 쏟아내고 가감속 및 코너링에서의 자세 제어 능력을 확인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씰은 기대 이상의 감속 능력과 차체 제어 성능을 갖췄다. 코너링에서 민첩한 반응과 안정적인 자세 제어를 보여줬고, 이는 지능형 토크 적응 제어(iTAC) 시스템이 차축 간 토크 전환과 다양한 제어 방식으로 자세를 제어한 결과다.
다만 가속 성능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트랙 직진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으며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토크감이나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부족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530마력, 68.3킬로그램미터(kg·m)인 씰의 제원 수치에 올랐던 기대감이 다소 아쉬움으로 변했다.
씰의 주행 세팅은 퍼포먼스적 측면 보다는 편안한 일상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전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한 운전경험보다 일상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하게 다니고 싶은 소비자에게 씰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부분은 가격이다. 이번에 시승한 BYD 씰 다이나믹 AWD의 가격은 4690만원(친환경 자동차 세제 혜택 적용 후, 전기차 보조금 미포함)이다. BYD코리아는 국내 출시 가격이 호주와 일본 대비 각각 약 790만원, 990만원 이상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