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 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고도화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문영재 기자)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 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고도화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농업을 혁신하겠다."

농기계 제조사 대동의 AI 자회사 대동에이아이랩을 이끄는 최준기 대표이사는 17일 서울 서초 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문제와 생산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어 "AI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농업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대동에이아이랩 수장으로 합류한 최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케이티(KT)를 거치며 AI·빅데이터·플랫폼 사업을 두루 경험한 실무형 리더다. KT 재직 당시에는 AI스피커 기가지니 가입자 300만명 달성을 이끌었고, 생성형 AI와 AI 콜센터 플랫폼 구축 등 기업간거래(B2B)·소비자간거래(B2C) AI 서비스도 총괄했다.

최 대표는 부임 이후 '이동·작업·재배' 등 농업의 3대 축을 중심으로 AI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이동 영역에서는 트랙터에 카메라를 장착, 농경지 범위를 스스로 인식하고 주어진 경로를 자율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잡초나 처진 가지 등 비정형 장애물까지 파악해 회피할 수 있도록 정밀도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과수원·밭 사진 50만장과 벼농사 주행영상 300만건 이상을 확보하는 등 AI 학습에 착수했다. 관련 기술은 2026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자율주행 4단계 트랙터에 최초 적용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자율주행이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는 만큼, 시장의 수요와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작업 영역에서는 파종부터 수확, 운반, 건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AI로 자동화해 재작업을 최소화하고, 작업 시간은 최대 30% 줄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수작업 동선을 1인칭 시점으로 기록해 로봇 동작을 설정하고,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대동은 올 초 열린 CES 2025에서 딸기 수확 및 잎 제거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공개, 기술 적용 가능성을 시연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작물 생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재배 전략을 제시하는 AI 개발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위성, 드론, 센서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생육 상태를 정밀 분석하고, 파종 시기와 시비량, 수확일정 등을 자동 조정하는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구축 중인 것이다. 2026년 1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딸기 생육 예측 AI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온실 내 온도, 습도, 조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생육 환경을 자율 제어하는 게 목표다.

이처럼 최 대표는 현장 중심 데이터로 AI 정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현재 연구개발(R&D)에 연간 약 4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산학 협력을 통한 전문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끝으로 "AI는 결국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쓰여야 한다"며 "대동이 AI로 바꾸고자 하는 농업의 미래는, 결국 사람을 위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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