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금융감독원이 오는 7월부터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 신청 접수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이 인가 획득을 위한 막판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한 증권사 5곳이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한 채비에 돌입했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초대형 IB에게만 허용되는 단기금융업으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인가를 받을 경우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배(200%)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어, 자금 운용의 유연성과 수익성 제고 수단으로 꼽힌다. 현재 해당 인가를 보유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네 곳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9일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3분기부터 발행어음, IMA 영위를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기준 3조원 이상인 경우 종투사 진입이 가능하다. 이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일 경우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할 수 있고, 8조원이 넘으면 IMA 진출이 가능하다. 단계를 밟아 위로 올라갈 수록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연내 인가를 받기 위해 움직이는 건, 올해까지는 현행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현행 요건에 따라 심사·적용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스킴(계획, scheme)을 담아서 지정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지정요건 강화와 단계적 지정 원칙이 적용되면서 심사 문턱이 높아진다. 종투사, 발행어음, IMA 각 단계마다 2년 이상 영위해야 하고, 대주주 제재 이력 요건 등이 추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초대형IB 사이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조달력을 키우고 몸집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발행어음 정식 인가 신청을 접수한 뒤 약 2~3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의 약관 심사를 거쳐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도 개선안에 따라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는 모험자본 공급에 의무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부동산 자산 비중은 현행 30%에서 1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며 "기업금융 관련 자산 비중은 50%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며, 발행어음과 IMA에 통합 한도를 적용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운용을 허용하고 발행어음 단독으로는 200% 한도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강화되는 지정 요인을 감안했을 때, 기승인회사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증권사별 운용역량에 따라 장기적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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