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슈퍼 성분 PDRN···뷰티·제약업계, 시장 선점 총력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뷰티·제약업계가 최근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연어나 송어의 생식세포에서 유전자 조각을 추출해 만든 PDRN은 피부 조직 재생과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며, 염증 완화와 상처 치료에도 널리 쓰인다. 항노화와 저속노화(노화 지연)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PDRN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76억8000만달러(약 10조6100억원)에 달했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PDRN을 활용한 뷰티 시장이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은 물론 이너뷰티(먹는 화장품)와 점안액까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애경산업의 원씽은 '피디알엔 바쿠치올 세럼'을 출시했다. 이 세럼은 장미에서 배양한 고순도의 식물성 PDRN과 다마스크 장미 캘러스 배양 추출물 등을 함유해 피부에 탄력과 보습을 더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레티놀 그린티 PDRN 스킨 부스터 앰플'을 출시했고, 에이피 뷰티는 '듀얼 리페어 리프트 크림'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 R&I센터는 해양수산부 '해양바이오 원료 제형 기술개발' 사업에 참가해 클로렐라에서 추출한 PDRN 관련 연구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고함량 저분자 PDRN 생산 공정을 개발했으며, 'Blue PDRN'이라 명명한 물질의 피부 재생 효과와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비타페어C PDRN 광채 세럼'을 올리브영에 공식 입점했다. 이 제품은 비타민C 유도체와 병풀잎에서 추출한 식물성 PDRN을 함유했다.

HLB제약은 구강 용해 필름 제형의 먹는 PDRN인 '나티아 PDRN 다이렉트'를 출시했다. 나티아 PDRN 다이렉트는 위장을 거치지 않고 구강 점막에서 직접 흡수되기 때문에 체내 전달 효율이 높다. 또 특허받은 기술력으로 물에 완전히 용해되는 100% 수용성 PDRN을 사용했다.

HLB제약 관계자는 "PDRN은 콜라겐과 글루타치온에 이어 이너뷰티 시장에서 주목받는 성분이다. 부원료 함량이 더 많은 타제품과 달리 나티아 PDRN 다이렉트는 고순도 PDRN을 아낌없이 담았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아이오쿨 리뉴 PDRN 점안액'을 선보였다. 아이오쿨 리뉴 PDRN 점안액은 영양 부족으로 건조해진 각막, 결막의 궤양성 질환에 영양소를 공급하고, 콘택트렌즈·전자기기 사용으로 손상된 결막의 미세손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안구 건강은 초기에 지속 관리가 필요하다. PDRN을 함유한 이 제품은 각막, 결막의 궤양성 질환 환자에게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너뷰티보다 바르는 화장품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측하며, 앞으로 화장품 업계가 주목할 성분으로 클린뷰티를 꼽는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2005년 웰빙 열풍 당시 코엔자임Q10 등 먹는 화장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식약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능성 식품은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돼 큰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며 "먹는 것보다는 그 물질을 추출해 화장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PDRN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가습기 사건 이후 화장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동물성이나 합성 성분보다는 천연·식물 추출물 등 클린뷰티가 국내외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 화장품 업계는 동물성 원료보다 클린·비건 원료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