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간밤 1390원선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1410원선을 다시 수복했다. 향후 무역협상에서 환율이 의제로 거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며 달러가 재차 강세 전환한 영향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9.3원 내린 달러당 1410.9원에 개장했다.
해당 하락세의 주재료는 미국과의 환율 협상 논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미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국제차관보와 만나 환율 관련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원화의 절상을 요구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으며, 직후 달러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에 간밤 환율은 장중 1390.8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블룸버그 등 외신에선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환율 정책과 관련한 조항을 무역협정에 넣으려는 움직임이 없었다고 못박았다. 환율 등의 논의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전담하고 있으며, 다른 인사들은 통화문제를 논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직후 이틀 동안 제주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환율 정책이 의제로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이에 간밤 100.1pt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0.8pt선까지 반등했으며, 환율도 새벽 2시 종가 기준 1404.5원으로 마감했다.
이 때문에 이날 환율은 1410원 중반대를 등락할 전망이다. 관세로 인한 미국의 경기둔화 전망과, 90일간 진행될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상존하는 가운데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달러 강세가 재개된 만큼 방향성 자체는 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간밤 달러가 강세 전환된 데다, 미국 주식시장도 과도한 공포에서 벗어났다"며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역외 롱플레이 유입이 예상되며 수출업체 결제 수요 등 저가매수 수요도 꾸준히 유입될 것이다. 환율 추가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수 연장 기대와 수출 및 중공업체의 수급 부담은 환율 상단을 지지한다"며 "오늘 환율은 강달러에 힘입어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지만, 고점매도 경계감에 1410원대 상승 시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