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11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본사 내 대강당. 대강당 내 마련된 대형 스크린이 점차 밝아지며, 짙은 파란색의 새 CI(Corporate Identity)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의 태극마크를 더욱 세련되게 다듬은 디자인으로,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고 간결한 느낌을 강조하는 듯했다.
태극마크 옆에는 'KOREAN AIR'라는 로고타입이 자리했다. 부드러운 곡선, 열린 연결점, 붓터치 느낌의 마무리 등으로 처리한 새 서체를 적용해 국적 항공사로서의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개성을 살렸다.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서비스부문 부사장은 "국내 대표 항공사로서의 자신감을 강조하기 위해 로고타입 'KOREAN AIR'를 굵게 표현했다"며 "이는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American(아메리칸항공)', 'Swiss(스위스항공)'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새 CI는 시각적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해 태극마크와 로고타입 KOREAN AIR을 표기한 방식, 태극마크에 로고타입 KOREAN만 표기한 방식, 태극마크만 사용한 방식 등 세 가지 방식으로 구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장 부사장은 "1984년 태극마크 도입 이후 41년만의 변화"라며 "태극마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새 CI를 항공기 도장은 물론 기내 서비스 물품 등 고객 접점 전반에 순차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웅장한 음악과 함께 새 CI를 입힌 항공기 도장, 리버리가 공개됐다. 신규 리버리의 보잉 787-10이 등장한 것이다. 장 부사장은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등 대한항공의 새 인테리어도 적용한 신형기 HL8515"라며 "이 항공기는 오는 12일 오전 인천에서 일본 도쿄 나리타로 향하는 KE703편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새 CI를 입은 대한항공은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하늘길로 연결하겠다는 수송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해 가장 안전하고, 가장 타고 싶은 질 좋은 항공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특히 안전 부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히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따라 보유 기체가 대거 늘어났다"며 "정비 능력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기내식 신메뉴도 공개했다. 새 CI 공개와 함께 보다 고급화한 기내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내식 신메뉴는 서울시 용산구 소재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세스타의 오너 셰프인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개발했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한 고급 파인다이닝을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아뮤즈부쉬와 애피타이저를 고급화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기물에도 신경을 쓴 티가 역력했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베르나르도 차이나웨어, 크리스토플 커트러리, 리델 와인잔 등을 사용했다.
김 셰프는 "파인다이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경영진과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하는가 하면, 기압 및 습도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간을 살짝 늘려서 맛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고유의 재료와 조리법을 살린 문어영양밥, 차돌박이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도 마련해 국적 항공사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기내식 신메뉴는 12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장거리 주요 10개 노선에서 접할 수 있다. 올 6월부터는 장거리 전 노선, 9월부터는 중·단거리 모든 노선에서 서비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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