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코스피가 지난 1년간 글로벌 시장 대비 부진한 수익률과 원화 하락 등 영향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돼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대규모 AI 프로젝트에 따른 반도체주와 한한령 해제에 따른 엔터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24~28일) 코스피 밴드로 2550~2700p를 제시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7~21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2591.05) 대비 63.53p(2.45%) 오른 2654.58에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계속되는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일부 종목에서 주가 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거래대금 증가와 반도체·이차전지 등 강세 업종의 확산 등 영향으로 단번에 2600선을 돌파하면서 2650선에서 마감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3136억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던 HD현대중공업(1656억원)과 HD현대마린솔루션(586억원), HD한국조선해양(520억원), 한화오션(417억원) 등 조선주에 매도가 집중됐다.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1329억원) SK하이닉스(1224억원) 등 반도체와 LIG넥스원(117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38억원) 등 방산 종목이다.
개인도 1조1471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조1949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12월 말부터 3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 최장기간인 2011년 11~12월 32거래일 연속 매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국내 연기금의 한국 주식 매수 확대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35거래일간 3조3000억원으로 일평균 94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역대급으로 부진했던 한국 주식 비중을 높이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지난 1년간 글로벌 시장 대비 수익률 부진이 심화했고, 최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며 지수 상승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신승진 연구원은 "최근 지수 상승에도 코스피는 P/B 0.9배 수준에 불과하다. 환율도 지난해 9월 1300원대 강세였지만 현재는 1430원 수준으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도는 더욱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석현 우리은행 WM솔루션부 에쿼티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 시장은 높아진 가격 부담이 주가 상승 둔화 또는 조정으로 반전된 지역(미국, 일본, 대만)과 한국을 중심으로 가격 매력이 커진 지역 수익률 반전이 대비되는 특징을 보인다"며 "코스피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가 중국 부양책 수혜를 중심으로 저평가 탈출과 함께 지수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주가는 트럼프 관세 우려를 2024년부터 반영했다는 점에서 2018년과 같은 급락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반도체의 경우 대규모 AI 투자 프로젝트 등 호재성 요인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수의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또 중국의 한한령 해제 소식에 엔터 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하반기 아이돌 월드 투어에 따른 실적 기대감과 중국 내 K-팝 공연 등으로 실적이 뒷받침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인 급등에 따른 과열 해소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이는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면서 "금리인하 시그널이 강화될 경우 원화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고, 매파적인 금리인하로 해석될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7거래일 동안 150포인트 상승하며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해 이로 인한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과정이 예상된다"며 "2600선 전후 지지력 테스트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기술적 조정이 나올 경우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