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가계빚이 작년 4분기 중 12조원 가량 늘며 다시 한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택매매거래 자체는 다소 줄었지만, 은행권 가계대출관리의 풍선효과로 비은행의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단 설명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92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0.7%(13조원) 증가했다. 이는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세부적으로 보면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1807조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10조6000억원이 늘며,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4분기 주담대는 전분기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한 112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증가폭은 전분기(19조4000억원)와 비교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68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분기(2조7000억원)와 비교해 줄었지만 13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별로 보면 주담대는 주택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증가폭이 줄었고, 기타대출의 경우 증권사 신용공여액 감소 등으로 내림세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주담대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6조9000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분기(22조7000억원)와 비교해 크게 축소됐다.
반면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 1조7000원 감소에서 4분기 6조원 증가로 전환했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2조4000억원 줄었지만, 3분기(-4조3000억원)와 비교해 감소폭이 줄었다.
이밖에 판매신용은 전분기 대비 2조4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연말을 맞아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로 인해 가계신용은 지난 한해 41조8000억원(2.2%)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증가폭(17조9000억원)을 두배 이상 상회하는 규모로, 지난 2021년(133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