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국내 업체와 총판 계약을 통해 한국에 진출했던 샤오미가 본격적인 법인 설립에 나선다. 중국 제품에 대한 반감이 큰 만큼 국내 시장에서 파란을 불러 일으키긴 어려울 수 있지만, 고물가에 따른 소비지출 규모 감소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 한국 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하고 다음달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을 판매한다.
샤오미는 그동안 국내 알뜰폰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일부 모델을 판매해왔으나 플래그십 모델을 직접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9년 미9 시리즈를 출시한 바 있으나 이는 국내 총판에 의해 진행됐으며 일부 모델은 출시 목록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출시한 샤오미15와 샤오미15 프로가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으며 내년 1월 출시를 앞둔 샤오미15 울트라도 정식 출시된다. 샤오미15와 샤오미15 프로는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탑재한 첫 모델로 생성형 AI 구현에 최적화됐다.
내년 1월 공개되는 울트라 모델은 스냅드래곤8 4세대를 탑재하고 2억 화소 망원카메라를 포함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센서는 삼성전자와 소니 제품을 혼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15 울트라가 예정대로 1월에 국내에 출시된다면 갤럭시S25 시리즈와 시기가 겹치게 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고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점유율이 2% 이내인 만큼 샤오미 스마트폰이 큰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제품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큰 만큼 판매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판매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샤오미15 프로의 경우 5299위안으로 한화 약 100만원 수준이다. 울트라 모델의 가격이 이보다 상승하더라도 갤럭시S25 울트라나 아이폰16 프로맥스보다 저렴할 수 있다. 샤오미는 플래그십 모델 외에 가성비 제품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달리 가전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과 LG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중소기업보다 알려진 브랜드인 만큼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몰려들 수 있다.
TV의 경우 샤오미 제품은 65인치 기준 52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비슷한 모델에 비하면 약 20만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 밖에 로봇청소기와 공기청정기, 태블릿, PC 등 주요 제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내년 가계 소비지출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절반 이상이 내년 소비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줄일 예정이다. 특히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 하위 60%에서 지출 감소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중 정서의 벽이 높고 견고하긴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만큼 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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