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감독원부터 주요 금융그룹까지 연말 금융권에 '인사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이번주 임원인사에서 이복현 원장의 '성과주의' 기조를 반영, 파격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대 금융그룹에선 지주 회장을 포함해 계열사 CEO의 60% 이상이 연말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복현 '성과주의' 반영···대규모 파격인사 예고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이번주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부원장보 9명 가운데 △김영주 기획·경영 담당 △차수환 보험 담당 △박상원 중소금융 담당 △김준환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 등 4명이 지난 18일자로 퇴임하면서 공석에 대한 후속인사 조치가 예상된다.
퇴임한 4명 가운데 차수환·김준환 부원장보는 임기를 각각 9개월, 1년8개월 남기고 떠났는데, 갑작스런 인사 조치에 조직 내 긴장감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이복현 원장의 성과주의에 기반한 세대교체성 인사란 분석도 나온다. 차·김 부원장보가 각각 주도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불법사금융 등 민생금융 제도 성과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후임 인사에서는 공채 출신을 내세운 세대교체 기조가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차기 부원장보로 김성욱 기획조정국장, 박지선 인사연수국장, 한구 은행검사2국장, 서영일 보험감독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중 김성욱 국장과 서영일 국장은 공채 1기, 한구 국장은 공채 2기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9월 인사에서 공채 출신을 처음으로 임원에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 있다. 통합공채 1기 서재완 자본시장감독국장이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로 승진하면서다.
임원인사 이후 이어질 국·실장 등 부서장급 인사 규모도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 1970년대생 공채 출신 팀장급들을 대거 실·국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조직 쇄신을 명분으로 한 파격 인사를 단행해왔다.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전체 부서장의 84%를 교체한 바 있다.
◇5대 금융 CEO의 64%가 임기 종료···'쇄신 의지' 담길까
금감원 인사와 더불어 주요 금융그룹에서 이뤄질 CEO 인사에도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5대 금융에서 연말 및 내년 초 임기가 종료되는 CEO는 지주 회장을 포함해 모두 44명이다. 5대 금융 내 전체 CEO 수가 68명인데, 이 중 64%가 인사 대상자인 셈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KB금융은 12명의 CEO 중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홍구·김성현 KB증권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 등 5개 계열사 대표 6명의 임기가 다음달 31일 만료된다.
신한금융은 14개 계열사 중 12곳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내년 초 종료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조경선 신한DS 대표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박우혁 제주은행장 등이 대상자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만료된다. 계열사 14곳 중에선 12곳의 대표가 연말 인사 대상자에 올랐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대표 △정해성 하나대체투자 대표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대표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대표 △안선종 하나벤처스 대표 △조현준 핀크 대표 등이다.
우리금융은 14개 계열사 중 △조병규 우리은행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7명의 임기가 연말 종료된다.
농협금융은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9개 계열사 중 5곳의 대표 임기가 연말 종료된다. 이석용 농협은행장과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 등이 대상이다.
회장급 인사가 예정된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의 경우 그룹 수장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조직 안팎으로 긴장감이 감지된다. 이 중 교체가 유력한 인사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으로, 계열사 금융사고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단 분석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다. 첫 번째 임기를 마친 함 회장이 연임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장기집권과 셀프연임을 경계하는 금융당국 시선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다만, 안정적인 리더십을 통해 영업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성과 측면에서는 연임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한편으로, 함 회장 임기 만료에 따라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띨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함 회장 2기 체제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연말 사장단 인사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연임을 염두에 둔 함 회장이 조직 쇄신 차원에서 사장단 물갈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하나은행장은 성과와 초임이라는 점에서 연임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지만 '회장 임기'라는 핵심 변수가 남았다"며 "회장과 핵심 계열사 은행장이 모두 연임하는 그림이 어떻게 비춰질지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5대 금융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서는 이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 말 종료되는 가운데 이 중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교체가 확정됐다. 앞서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조 행장에 대한 연임 불가 판단을 내렸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잇단 금융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이 밖에 이재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성과 측면에서 무난한 재선임이 예상되지만, 금융권에 부는 세대교체론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KB·신한·하나금융은 지난해 인사에서 핵심 계열사 대표를 대부분 재선임하는 등 '안정'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올해는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큰 폭의 변화를 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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