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조직개편·서비스 강화 속도···연금시장 선점 '사활'
증권사, 조직개편·서비스 강화 속도···연금시장 선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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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증권사들이 조직개편과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연금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이 도입으로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시장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매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47조원이던 퇴직연금 시장은 2021년 295조6000억원으로 5년만에 약 2배로 늘어났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전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14곳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73조8467억원으로 전년동기(63조991억원) 대비 17.03%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시장이 확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업계의 디폴트옵션 상품 판매가 허용된 점도 증권사들의 연금시장 서비스 경쟁 심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옵션이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만기가 도래한 자금에 대해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에 따라 만기상환자금을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손님자산운용본부와 연금사업본부로 나눠져 있던 개인손님 자산관리 관련 부서들을 연금신탁본부로 통합했다. 그렇게 통합된 연금신탁본부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배치됐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 체계 강화에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에게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연금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투자와 연금센터'를 미래에셋증권 WM산업부 산하 투자전략부문에 편입시켰다. 이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 제공과 함께 고객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가 운용하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기본 설정에 따라 운용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미래에셋증권과 퇴직연금 DC 계약을 체결한 회사의 근로자가 미래에셋증권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해 이용하는 '확정기여형(DC) 모바일 사전가입 서비스'도 출시했다.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계약, 가입자 이전 등 가입 절차를 진행할 때 모바일 앱에서 직접 DC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연금저축계좌 거래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연금솔루션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기존에 연금 계좌를 운용하던 고객뿐만 아니라 신규로 연금 투자를 고민하는 고객들도 쉽고 간편하게 본인만의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 퇴직연금 솔루션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WM그룹과 퇴직연금사업그룹을 리테일 그룹과 통합해 개인고객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에게 효과적이고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3월31일까지 신한투자증권의 IRP나 연금저축 고객 대상으로 계좌 입금액에 따라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또 타사에 보유하고 있는 연금을 신한투자증권의 IRP나 연금저축 계좌로 이전하거나 퇴직금을 신한투자증권 IRP나 연금저축 계좌로 수령하는 고객 전원에게 금액에 따라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연금저축계좌 내 상장리츠(REITs)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B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IRP 가입시 공공기관 마이데이터를 통해 비대면으로 자격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같은해 11월에는 모바일 웹 계좌개설 서비스 제공으로 KB증권 비대면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하지 않고 계좌개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퇴직연금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295조6000억원이며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
록하고 있다"며 "디폴트 옵션 도입에 따라 약 120조원에 달하는 DC형, IRP 계좌 내 상대적으로 성과가 우수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은 2030년에는 44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증권사들은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와 높은 수익률을 강점으로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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