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친환경 신사업 '모듈러주택'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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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폐기물 등 감소···정부 발주도 증가 
현대ENG‧GS건설‧DL이앤씨 등 사업 선점 노력
DL이앤씨 관계자들이 부산의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러 주택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관계자들이 부산의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러 주택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DL이앤씨)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건설사들의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산업재해가 적고, 친환경 공법으로 분류돼 최근 기업들이 중시하는 ESG경영 기조와도 맞고 모듈러 주택과 관련해 정부 발주가 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이 최근 건설사들의 신사업 먹거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모듈러 주택이란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현관문, 욕실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주택이 들어설 부지에서는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하는 방식으로 짓는 주택이다.

이러한 공법은 공사 기간을 대폭 줄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공 방식의 안정성이 높아 산업 재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공사 현장에서 분진이나 폐기물 배출이 적어 친환경 공법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시하는 건설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가 신축 공공임대주택 등을 대상으로 모듈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로 한 점도 건설사들의 사업 진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6월 수도권 공공임대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의 협조를 받아 매년 모듈러 주택 발주를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모듈러 주택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사업과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사업을 수주했다.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사업은 청년 및 신혼부부 임대주택 106세대를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하는 사업으로, 모듈러 공법으로는 국내 최초로 13층 높이의 건물을 짓는 것이다.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은 12층, 246세대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하는 단일 건축물 가운데 최대 규모다.

GS건설은 지난해 1월 폴란드 단우드와 영국 엘리먼츠 등 해외 모듈러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설립한 모듈러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내년부터 단독주택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는 최근 국내 건설사 최초로 구조체 제작, 마감, 설비 등 모듈러 주택 사업의 전반적 과정과 관련한 종합솔루션의 특허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올해 초 전남 구례와 부여 동남 지역에 모듈러 공법으로 저층주택 176가구를 짓는 사업을 확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에서 모듈러주택이 생소하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적인 성장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듈러주택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레미콘의 현장타설 등에 더 익숙한 상황이라, 당장은 모듈러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공비용,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과 공장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기후영향을 적게 받고, 품질관리도 더 용이하다는 점 등의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 아직까지 PC(사전제작 콘크리트) 기업이 적기 때문에 자재 수급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오히려 공기 단축이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듈러공법이 주택에 적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접합부 처리 등 기술에 있어 아직 정교하지 못하다는 점도 한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PC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이로 인해 건설사가 수급을 제때 못 받으면 공사기간이 늦어지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며 "또한 모듈과 모듈을 붙이는, 접합부 처리에 있어 정교한 기술이 중요한 데 아직은 이 부분에 있어 국내기업의 발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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