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살아나는 유럽 경제···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
한은 "살아나는 유럽 경제···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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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외경제포커스'···유로지역 경기회복 모멘텀 평가
"유럽, 경제활동 재개·경제회복기금 집행···회복 가속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경기를 견인했던 미국과 중국의 최근 경제 회복 흐름이 주춤한 데 반해, 세계경제의 또 다른 축인 유로지역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 소비회복, 인프라 투자확대 등에 힘입어 기존 전망을 상당폭 상회하는 성장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행은 10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최근 유로지역 경기회복 모멘텀에 대한 평가' 논고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최근 미국은 델타변이 확산,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일부 주춤한 상황이며, 중국은 기업규제, 헝다그룹 사태, 전력난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실제로 중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6월 53.5에서 7월 53.3, 8월 47.5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기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올해 초 백신공급 차질로 회복이 제약된 유로지역의 경우 지난 4월부터 백신접종이 빨라짐에 따라 회복세가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 지난 2분기 유로지역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2.2%를 기록하면서 1분기(-0.3%) 마이너스 성장에서 한 개 분기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으며, 시장 예상치(1.4%)도 크게 웃돌았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지역 경제성장률을 기존 4.6%에서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3%에서 5.3%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유로경제가 반등하는 데에는 최근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성장을 견인한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수·근로시간 등 고용 상황도 크게 개선되고 있기 떄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유로경제의 회복은 경제활동 및 대규모 재정지출(경제회복기금)에 힘입은 소비·투자의 회복 속도와 이 과정에서 나타날 공급병목 회복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먼저 유럽은 전체 63%의 백신접종률을 기록하는 등 경제주체의 일상적 경제활동에 큰 제약이 없고, 다수 국가에서 감염병과의 공존을 받아들이고 방역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특히 감염병과 경제활동 간 관계가 약화됨에 따라 역내 유동인구(소매·여가)가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과 근접해 있다. 실제로 지난 9월26일 이동성지수(위기 전= 100)는 △독일 102.1 △이탈리아 100.7 △프랑스 94.3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축적된 저축, 견조한 노동 수요 등은 향후 소비회복을 기조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으며, 지난 5월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대면서비스 부문도 향후 역내 소비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활동 재개가 빨랐던 미국은 소비가 이미 추세에 근접한 데 반해, 유로지역의 경우 올 2분기중 소비가 크게 성장한 모습임에도 여전히 절대적 수준이 추세를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면서 "팬데믹 이전 각종 제약으로 이연된 수요가 '보복소비'로 나타나면서 당분간 유로지역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 유럽 차원의 인프라 투자계획인 '경제회복기금'(7200억유로)이 집행되기 시작했고, 이는 역내 투자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은 운송·IT·건설을 중심으로 친환경·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인프라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며, 기금이 원활히 집행될 경우 총 97만여개의 일자리 창출, 연평균 1.1%p 성장률 제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기금 이외에도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불확실성 축소, 인프라투자 확대에 따라 민간투자 부문도 견조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다만, 공급병목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여전히 제약 요인 중 하나다. 유로지역은 자동차 생산비중이 미국보다도 크지만, 반도체 공급차질 장기화로 독일을 중심으로 생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유가·천연가스가격 등 에너지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당분간 경기회복 속도를 늦추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에너지가격 급등세는 지난 9월 이후로 5개월여간 유로지역의 물가상승률을 0.6%p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유로지역은 경제활동 재개 가속화, 인프라 투자확대 등에 힘입어 성장 모멘텀이 강화됨에 따라 기존 전망을 상당폭 상회하는 성장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중국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여타 신흥국도 낮은 백신접종률로 인해 경기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유로지역의 견조한 성장흐름은 당분간 글로벌 경기회복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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