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도 EU 성장률, 미국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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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외경제포커스'···유로 성장률 3.8~4.4% 예상
"내년 재정정책 강도 세고, 백신접종 속도 빨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경험한 유럽 경제가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재정정책 확대, 높은 백신접종률 등에 힘입어 내년 성장률이 미국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8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국제경제리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움츠러든 유로지역 경제가 내년 1분기에는 팬데믹 이전 GDP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도 미국보다 높을 것으로 진단했다.

먼저 경제회복기금이 올해 하반기부터 집행돼 유로지역 경기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EU집행위에 따르면 경제회복기금의 경기부양 효과는 GDP의 1.2% 수준으로 추정된다. 기금 내 보조금(RRF 기준)의 40%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집행될 계획이며 집행 효과도 해당 기간 내 뚜렷해질 전망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내년 재정지출 규모가 올해에 비해 대폭 축소되면서 성장효과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3월 도입된 바이든 미국 정부의 재정부양책 계획을 살펴보면, 내년 재정부양 규모는 5000억달러로 올해(1조4000억달러)의 35%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유럽과 미국에 대한 주요기관의 성장률 전망치가 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위기 극복이 재정정책 강도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내년 유로지역 성장률 전망은 △IMF 3.8% △세계은행 4.4% △OECD 4.4% △IB(투자은행) 평균 4.4%다. 미국의 경우 △IMF 3.5% △세계은행 4.2% △OECD 3.6% △IB 평균 4.1%로 유럽 경제성장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빠른 백신접종 속도도 한몫했다. 올해 1분기까지 부진했던 백신접종이 지난 4월부터 점차 속도를 내면서 서비스업 업황도 점차 회복되는 모양새다. 접종상황 개선으로 4월 유로지역 서비스업 PMI는 8개월 만에 기준치(50)를 상회했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이달말까지 역내 성인 70%가 접종하기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의 접종속도는 4월까지 빨라지다가 이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 각 정부도 '이동 활성화' 방안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EU는 역내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국가수를 8개국에서 16개국까지 확대했고, 이달에는 회원국 내 백신여권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의 경우 대다수 유럽국가를 '여행금지'에서 '여행재고' 지역으로 조정함에 따라 백신접종을 완료한 미국인의 유럽여행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수요가 개선되고 접종률도 상승하면서 역내 교역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델타 변이 유행에 따른 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광업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유로지역의 경제회복은 우리나라 수출에는 호재다. 유로지역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공급망(GVC) 참여국 중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직접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최종재·중간재 수출을 촉진하고, 간접적으로는 중국·아세안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로지역과 미국은 코로나19가 확산 시기가 비슷하고 정책대응 시점과 방향도 유사했는데, 두 경제의 실물경기 위축 정도와 회복 양상은 또 다르게 나타났다"며 "미국에 비해 부진했던 유로지역의 경제가 점차 회복되면서 높은 성장률, 잠재 GDP 괴리 축소 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요기관 성장률 전망표과 유로지역 경제회복기금 집행 계획. (자료=한국은행)
주요기관 성장률 전망표과 유로지역 경제회복기금 집행 계획.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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