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욕거래소)
(사진=뉴욕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8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73p(0.21%) 하락한 3만5369.0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1.52p(0.03%) 하락한 4535.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34p(0.21%) 상승한 1만5363.5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3만5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72만명 증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레저 및 숙박업의 일자리 증가는 제로(0)로 집계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경제 회복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7월 고용은 94만3천명에서 105만3천명으로 수정됐고, 6월 고용은 93만8천명에서 96만2천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6월과 7월 고용이 100만명 내외로 상향 수정됐으나 델타 변이의 여파가 본격 지표에 반영되면서 코로나 재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더 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월 고용 보고서에 나타난 일자리 둔화 원인으로 델타 변이 확산을 지목하면서도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고용지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레저 및 숙박업에서 최근 4개월과 비슷한 32만5000~42만 건의 고용을 이뤘다면 전체 고용이 컨센서스에 근접했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레저 및 숙박업의 실망스러운 일자리 증가 때문에 전체 고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도 고용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는 점이 드러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고용 지표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더 많은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고용이 기대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발표 시점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이 현 추세대로 유지된다면 연내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고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연준은 고용지표를 테이퍼링 발표 시점의 근거로 보고 있다. 이에 당장 9월 테이퍼링 발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고서에서 "놀라울 정도로 낮은 23만5천명이라는 고용 수치는 테이퍼링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운다"라며 "연준이 채권 매입 축소를 발표하려던 계획을 중단시키고 이를 (뒤로) 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연준이 9월에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이는 더는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업종별로 기술주와 통신,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유틸리티, 자재, 산업, 금융 관련주는 하락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0.42%, 0.43% 상승했고 엔비디아는 2%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과 같은 16.4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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