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동학개미 힘입어 줄줄이 역대급 실적
증권사, 동학개미 힘입어 줄줄이 역대급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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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업계 최초 영업익 1조···NH·삼성·메리츠 순익 5000억대 '최고치'
키움증권 2인자 꿰차, '동학개미' 최대 수혜···현대차·한양證도 역대급 실적
거래대금 증가에 IB 호조 등에 실적 개선세 지속 전망···1분기 대거 급반등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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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 행진을 벌이고 있다. 대형사는 저력을 과시하고, 중소형사는 돌풍의 주역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브로커리지(위탁매매), IB(기업금융)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시현한 덕분이다. 올해 1분기도 증시 호조에 따른 '동학개미'들의 위세가 여전한 터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1조104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영업익 1조원 고지'를 밟았다. 당기순이익 역시 23.19% 성장한 8183억원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해외사업부문과 WM(자산관리), IB, 트레이딩 등 전 영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보인 것이 역대 최고 실적에 주효했다.  

NH투자증권도 순이익이 21.1% 늘어난 5769억원으로, 지난 2019년 기록한 최고치(4764억원)를 1000억원 이상 경신했다. 지난해 분기마다 깜짝실적을 거뒀던 메리츠증권은 565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트레이딩, 리테일 등 전 사업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다. 삼성증권(5076억원)도 위탁매매 부문의 괄목할 성과에 힘입어 처음으로 5000억원대를 넘겼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키움증권은 유수의 초대형사들을 제치고 2인자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 9182억원, 순이익 677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93.84%, 86.8%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최대 수혜를 입으면서 지난해 3분기 순이익 선두에 올라선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중소형사들의 잇단 약진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증권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15억원으로 전년보다 33.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946억원으로 31.8% 늘었다.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지난해 4분기 CERCG관련 일회성 충당금 약 200억원을 반영했음에도 거둔 성과다. WM·IB·PI(자기자본투자) 등 전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 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한 한양증권은 과거 '은둔의 증권사'에서 '돌풍의 증권사'로 탈바꿈했다. 영업이익(642억원)과 순이익(459억원) 모두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IB부문 역량을 강화한 점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임재택 사장은 "올해도 IB, 채권, 트레이딩 등 회사의 '전략 과목'에서 '고득점'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깜짝실적 배경에는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에 1400선까지 고꾸라졌던 코스피는 연말까지 두 배 급반등했고, 이 과정에서 동학개미들이 대거 유입됐다. 저금리 기조와 고강도 부동산 규제 등 영향으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동학개미군단'은 증권가 최대 실적을 밀어올렸다. 

지난해 1분기 15조400억원에 불과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1조7800억원, 3분기 27조38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4분기도 30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일평균거래대금 최고 기록이 매 분기 경신되고 있다"며 "4분기는 계절적으로 저조하지만, 지속되는 브로커리지 호조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실적 상승 탄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고공행진 속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점유율이 여전하면서 견조한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으로 대규모 감익을 맞았던 곳들은 대거 실적 급반등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2290억원이다. 전년보다 112% 증가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1766억원)과 삼성증권(1513억원)도 각각 448%, 882% 늘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의 경우 무려 1672% 급증한 1666억원으로 동학개미 최대 수혜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증가에 더해, ELS 수익 기여도 회복, 견조한 IB 수익 지속 등 우호적 환경에 힘입어 증권사 이익 컨센서스는 지속 상향될 것"이라며 "일각에선 거래대금 급락 및 전년도 기저에 따른 실적 감익 가능성에 우려로 표하지만, 증권 업종을 둘러싼 여러 제반 환경을 고려할 때, 올해 이익 급감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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