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예온 기자] 금호건설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V자 반등에 성공했지만, 주택·토목에 편중된 매출 구조와 648%에 이르는 높은 부채비율 등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뚜렷하다. 업계 전반이 대형 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호건설은 신사업 부재와 재무 안정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신규 수주 증가와 차입금 상환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되면서, 시장은 실적 개선과 재무 건전성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2025년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556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매출 4680억원, 영업이익 57억원) 대비 모두 감소한 수치로, 3개월 전 시장 전망치 대비 약 55% 낮은 수준으로 증권가 기대치가 크게 하향 조정된 모습이다. 1분기 실적과 컨센서스가 거의 일치했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은 뚜렷한 개선보다는 보수적 전망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건설의 매출 구조를 보면, △주택·개발(약 42%) △토목(40%) △건축(16%) △해외(2%) 순으로, 주택과 토목 부문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토목 부문 매출은 1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지만, 주택(1979억원)과 건축(750억원)은 각각 19% 감소했고, 해외 매출(85억원)도 22% 줄었다. 건축(1339억원)과 토목(140억원) 신규 수주는 각각 22%, 89% 감소했으며, 수주잔고는 7조4879억원으로 전년 말(7조9089억원) 대비 5% 줄었다.
반면, 신규 수주는 5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주택 부문 신규 수주가 404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15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토목 부문 신규 수주 감소와 주택 부문 공정 활성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택 부문에서는 최근 서울 구로구 재건축 정비사업 241세대를 수주했으나, 여전히 분양성이 낮은 지방에 사업장이 몰려 있어 미분양 리스크와 공사비 회수 지연 등 부담이 상존한다. 건설업 특성상 공사 현장 사고나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재무 안정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금호건설은 주택 중심의 매출 구조와 신사업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소형모듈원전(SMR), 데이터센터 등 미래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과 달리, 금호건설은 신사업 선점이나 외형 성장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역동성이 떨어진다.
2025년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648%로, 건설업계 정상 범주(200% 이하)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여러 언론에서 지적한 대로, 공주·구미 천연가스발전소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에서 발주처가 자금을 조기 지급하면서 선수금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가 하락에 따른 자본 감소도 부채비율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사 리포트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절대 부채비율이 아직 높다. 재무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투자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상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낙관적으로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은 플랜트 사업의 경우 공정이 진척되면서 선수금이 매출로 인식돼 이익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아시아나항공 주가 변동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재무 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경우 자기자본 확충이 어려워져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도 금호건설은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신규 수주는 5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으며, 주택 부문 신규 수주가 404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15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금호건설은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을 통해 외부 차입금 의존도를 꾸준히 낮추고 있다. 2024년 3분기 대비 4분기에는 314억원, 2025년 1분기에는 101억원을 추가로 상환해 전체 차입금을 26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외부 차입금 의존도도 2024년 3분기 19%에서 올해 1분기 16%로 하락했다. 이 같은 수치는 금호건설의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4월에 분양한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 2차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됐다. 이어 하반기에는 평택 고덕(361세대), 구미 형곡(770세대), 천안 봉명(1272세대) 등 신규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부산에서 선보이는 부산 에코델타 시티 역시 한경주거문화대상 브랜드 대상 수상작에 올랐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수주와 관련해서도 여러 곳에서 입찰을 진행 중이다. 계획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