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경평)에서 3등급을 받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는 '내부통제·조직문화 개선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향후 내부통제 절차와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보험사 인수 승인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형식적인 준수에 그치고 미흡한 부분이 많은데, 그동안 추가로 외형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점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이 부분은 과거 시점이고 향후 어떻게 개선하고 실제 작동할지를 고려해 판단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 필요 자료를 토대로 금융위가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한 우리금융에 대해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강등한 후 관련 내용을 지난 18일 우리금융 측에 통보했다.
자회사 편입 조건인 '경평 2등급'을 맞추진 못한 우리금융은 자본금 증액, 내부통제 개선 등 요건이 충족됐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자회사를 조건부 편입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우리금융의 동양·ABL 생명 인수 관련 심사 의뢰를 받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 수석부원장은 또 최근 다섯 번째 매각 시도가 불발된 MG손해보험에 대해선 "자체 정상화가 어려워보인다"며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해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메리츠화재는 MG손보 노조 반대에 막혀 실사가 어려워지자 지난 13일 우협지위를 최종 포기했다. 지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는 건전성 지표가 꾸준히 악화해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현재 청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보험계약자 124만여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수석부원장은 "MG손보는 현재 인수자를 찾기 어렵고 다른 (정상화) 옵션도 많지 않아 크게 진전된 사안이 없다"면서 "보험시장의 건전한 경쟁 질서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원칙과 보험계약자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하는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을 통해 연임이 확정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관련해 제기된 셀프 지배구조 개정 논란에 대해선 "당국에서 제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나 회사의 이해관계자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가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히 제공됐는지에 대해서 관련 절차에 따라 들여다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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