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판용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판매한 여가용차(RV) 1대당 평균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7000만원 선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및 고급차 판매 성장과 첨단 안전·편의사양 기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판매한 RV 1대당 평균가격은 7387만원으로, 전년 대비 9.5%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거뒀다. 이 브랜드의 해외 시장 RV 1대당 평균가격은 2020년 4826만원에서 2021년 5422만원, 2022년 6278만원, 2023년 6744만원, 지난해 7387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승용차 해외 시장 1대당 평균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0년에는 3579만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4265만원, 2022년 5044만원, 2023년 6292만원, 지난해 6900만원으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기록했다. 참고로 승용차는 크기, 구조, 원가, 수요 등의 이유로 동급 RV 대비 저렴한 편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RV 1대당 평균가격이 5343만원으로 조사됐다. 2020년과 비교하면 27.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승용차는 4182만원에서 5397만원으로 29.0% 올랐다. 해외와 달리 RV보다 승용차 평균가격이 살짝 더 높은 건 고급차인 제네시스 G80 판매 호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G80은 지난해 4만5854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현대차의 평균가격 상승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2020년 이후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대기 수요가 증가했고,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가격 인상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 시장 중심 친환경차 수요 증가와 제네시스 판매 확대가 더해지면서 평균가격이 상승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안전·편의사양 기본화 등 상품성 개선 전략도 평균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며 "이러한 전략이 브랜드 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지난해 역대급 매출액(175조2312억원, 전년 대비 7.7% 증가) 달성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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