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체질개선을 위해 조직을 과감하게 슬림화하는 한편, 젊고 유능한 인재를 경영진으로 대거 발탁하는 등 쇄신 기조를 보여줬다. KB국민은행 신규 경영진 21명 가운데 20명을 70년대생으로 대거 등용하며 젊은 리더십 발굴에 나섰다.
앞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대규모 변화를 준 KB금융은 후속 경영진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혁신 흐름을 이어가며 '젊은 조직'을 만들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26일 △고객·사회와 함께하는 상생 조직 △본질에 집중하는 효율적 조직 △미래성장을 위한 혁신적 조직 등 3대 원칙을 두고 연말 정기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변화 △70·80년대생 젊은 리더십 △성과주의 △외부전문가 영입 등으로 정리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자 성과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우수 인재를 임원에 발탁했다. 특히, 영업현장 경험을 보유한 인재를 중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 신규 경영진 21명 중 20명(95.2%)를 1970년대생으로 대거 등용하고 1980년대생을 신규 임원으로 발탁하는 등 젊고 역동적인 KB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무경험과 개발역량을 두루 갖춘 외부 전문가인 김병집 금융AI 1센터장 상무(1980년생·LG AI선임연구원)와 이경종 금융AI 2센터장 상무(1978년생·NC소프트)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이들 임원은 생성형AI, 선행기술 개발 등 혁신기술과 관련한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다.
대규모 변화를 단행하면서도 불확실한 환경 속 경영 연속성을 위해 역량이 입증된 경영진은 유임했다. 특히, 계열사 대표이사로서 검증된 경영관리 역량을 그룹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그룹 글로벌 부문장으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을 디지털 및 IT부문장으로 이동시켰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우수인재 영입 및 전문성을 고려한 적소적재 배치로 그룹 중장기 전략방향인 '효율경영'과 '혁신성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 출신 경영진 교류 확대를 통해 조직 내 다양성을 확보, 활력을 제고하는 등 변화를 추구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조직개편 키워드는 △슬림화 △소비자보호조직 강화 등 정도영업 △디지털·AI조직 강화 등 미래먹거리 발굴 등으로 요약된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실행력 중심의 효율적 조직 구현을 위해 부문·담당체계를 강화했다. 경영진별 책임경영을 실현하는 부문·담당임원 체계는 유지하되, 전략적으로 중요한 글로벌사업부문과 디지털부문, IT부문은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고자 계열사 대표 출신을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지주의 AI본부와 DT본부를 통합, 'AI·디지털본부'로 조직을 개편해 두 영역 간 연계를 강화했다. 계열사 영업조직을 제외한 관리·지원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한다는 원칙 아래 전반적으로 조직 체계를 간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지주 조직은 기존 '3부문 7담당 6본부 30부'에서 '3부문 8담당 4본부 31부'로 개편됐다. 준법감시인 산하에 있던 본부급 조직이 대표이사 직속 '소비자보호담당(C-level)'으로 확대 재편됐다. 지주 및 계열사 내부통제 조직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부서명을 '준법추진부'로 일원화했다.
디지털플랫폼, AI, 데이터 전 영역의 컨트롤타워인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했다. 디지털혁신부는 그룹 디지털 포괄적 전략 수립과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업을 지원한다. 차별화된 AI 역량을 확보하고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금융 AI센터를 2개 센터로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18그룹 31본부 139부 13개 지역영업그룹' 체제를 '18그룹 27본부 117부 12개 지역영업그룹' 체제로 과감하게 슬림화해 본부 내 관리·지원 업무조직을 효율화했다.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맞춰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지역에 본부가 직접 관할하는 지역본부를 운영한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주요 영업점에는 기업금융(SME) 전담 지점장을 신규 배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준법감시인 아래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금융사고 예방 및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촘촘히 했다. 영업점 현장을 대표하는 지역그룹대표의 역할을 고객기반 확대와 정도영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인사평가항목에 내부통제지표를 신설, 정도영업형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생성형 AI 등 금융권 AI활용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고객자산관리 및 기업금융서비스에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WM, RM Agent 개발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소비자보호그룹을 은행장 직속으로 편재하고 글로벌 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조직개편도 함께 단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