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충격에 이자·대손비용 '쑥'···카드사, 올해 실적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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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순익 8.6%↓···고금리 속 조달비용 35.2%↑
대손비용도 61.8% 급증···"올해 실적악화 지속 전망"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주요 카드사의 실적이 일제히 감소했다. 고금리 기조 속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껑충 뛴 데다,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되며 대손비용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올해도 비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카드업권의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순이익이 1조8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5개사의 카드 이용실적은 687조9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지주계 4개사의 순이자수익만도 4조6789억원으로 일년새 7.7% 늘었다.

그럼에도 실적악화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은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때문이다. 먼저 5개사의 지난해 이자비용(2조8493억원)은 전년 대비 35.2% 증가했다. 2022년의 증가폭(39.4%)보다는 다소 둔화된 상승률이다.

이 중 이자비용이 12.2% 증가에 그친 삼성카드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30~4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경우 이자비용(3296억원)이 87.6%나 급증했지만, 규모 자체는 가장 낮았다.

이자비용이란 카드사가 영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한 회사채와 차입금 등에 대한 이자로 지급하는 금융비용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특성상 자금조달에 차입부채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사실상 조달비용에 가깝다.

이자비용이 급증한 배경은 조달금리의 오름세가 꼽힌다. 지난해 1분기 3.8%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여신전문채권 금리(AA+ 3년물)가, 10월 말 4.9%를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장기채·장기차입 위주로 운영하는 카드사 자금조달의 특성상 금리상승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이자비용이 서서히 상승했다는 진단이다.

일례로 신한카드의 분기별 이자비용을 보면 △1분기(2245억원) △2분기(2231억원) △3분기(2410억원) △4분기(2567억원) 등이다. 상반기 들어 오름폭이 커졌으며, 전반적으로 2022년 분기 평균(1777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대손비용 역시 카드사들의 순이익을 악화시킨 주요인이다. 5개사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조2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61.8%나 급증했다. 이는 2022년 증가율(17.6%)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대손비용이 급증한 배경엔 악화된 건전성이 자리한다. 지난해 말 5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1.34%로, 전년 말 대비 0.27%포인트(p)나 악화됐다.

앞서 카드사들은 연이은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본업 경쟁력이 악화되자, 카드론 등 고수익 여신을 통해 수익을 벌충하고 있었다. 이후 본격적 금리인상기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출 부문을 축소했지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대출자산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카드업권의 특성상 연체리스크가 더욱 크게 작용했다. 실제 지주계 4개사의 지난해 연체규모는 4조9314억원으로, 일년새 55.5%나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카드사들은 손실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대손비용을 늘렸고, 이를 통해 건전성을 끌어 올렸다. 지주계 4개사의 분기별 평균 연체율을 보면 2022년 말 1.04%에서 △1분기(1.26%) △2분기(1.31%) △3분기(1.4%) 등 상승세를 보이다, 4분기 들어 1.34%로 떨어졌다.

이를 대손충당금전입액과 대입해보면 △1분기(4718억원) △2분기(4742억원) △3분기(5730억원) △4분기(6381억원)으로, 하반기 들어 전입액 규모가 늘어난 것이 확인된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상각 처리한 연체채권 규모만도 1조3979억원으로, 일년새 32.4%나 증가하는 등 실제 부실화한 채권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도 비용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고금리 하에 신규발행금리와 만기도래금리 간 차이가 지속되면서,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25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마케팅 축소 등 비용절감 노력이 지속되겠지만, 영업비용의 추가 절감 여력은 2023년 대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카드사의 경우 대출 포트폴리오 특성상 차주가 신용점수가 다소 낮은 개인 등으로 구성됐다.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과 건전성 저하로 인한 자본적정성 관리 강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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