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실적 양극화 심화···'내실' 대형사 선방-'확장' 중소사 우울
카드사 실적 양극화 심화···'내실' 대형사 선방-'확장' 중소사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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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KB카드, 순익 3.7%↓···힘든 업황에 '선방'
중소 3개 카드사, 영업자산 늘렸지만 순익 33% 급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업권 내 규모별 실적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상위 카드사들은 한자릿수 실적 감소폭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반면, 하위사의 실적은 33%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업권에서는 실적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영업전략을 지목했다. 상위사들의 경우 비용절감 등을 중심으로 내실경영에 주력한 반면, 하위사들은 공격적 영업을 통해 영업자산을 확대시킨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9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의 연간순이익이 2조4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다만 롯데카드의 자회사 매각을 통한 일회성 요인을 제한 순이익은 2조2984억원으로 일년새 10.6%나 급감했다.

주목할 점은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한 현대카드(2651억원, +4.4%)를 제외한 6개 카드사의 실적이 일년새 감소한 가운데, 상위권 3개사(신한·삼성·KB)와 하위권 3개사(롯데·우리·하나)의 실적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점이다.

먼저 대형 카드사인  △신한카드는(6206억원, -3.2%) △삼성카드(6094억원, -2.1%) △KB국민카드(3511억원, -7.3%) 등 상위권 3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반면 하위권 3사의 순이익은 4522억원으로 일년새 33%나 줄었다. 이 중 우리카드의 순익(1121억원)이 일년새 45.3%나 급감했으며, 하나카드(1710억원)도 10.9% 줄었다. 롯데카드의 순이익(3679억원)은 전년 대비 32.3%나 증가했지만, 일회성 순익 등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9.2%나 급감한 1691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각사 공시)
카드사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각사 공시)

이처럼 실적 격차가 벌어지는 게 된 원인은 영업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지난해 카드이용실적을 살펴보면 상위 3개사의 경우 491조8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반면 하위 3개사의 경우 248조1606억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일년새 9.7%나 확대됐다.

특히 대출 부문의 취급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취급액을 살펴보면 상위 3개사의 경우 56조2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한 반면, 하위 3개사의 경우 26조544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이자비용 증가폭도 차이를 보였다. 고금리 기조속 상위사의 경우 내실경영으로 노선을 잡았지만, 하위사의 경우 영업을 확대하면서 비용 불어났다는 지적이다.

실제 상위사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1조98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에 그쳤다. 이 중 삼성카드의 이자비용(4871억원)은 12.2% 증가에 그쳤다. 신한카드(8615억원)와 KB국민카드(6334억원)의 경우 각각 29.6%, 35.5%씩 늘었다.

반면 하위사의 이자비용은 1조2807억원으로 일년새 67.3%나 급증했다. 이 중 우리카드의 이자비용은 3721억원으로 일년새 46.3% 증가했고, 하나카드(3272억원)와 롯데카드(5814억원)의 경우 각각 87.9%, 72.4%나 급증했다.

신용등급 격차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신한·삼성·KB국민카드 3사 모두에 업권 최상위인 'AA+'등급을 부여했다. 반면 우리·하나카드에는 'AA' 등급을 부여했으며, 롯데카드에는 업계 최하위인 'AA-' 등급을 매겼다.

외부 차입의존도가 높은 카드사의 특성상 신용등급은 자금조달 여건을 조성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각 등급별 여전채 3년물 금리는 △AA+(3.821%) △AA(3.894%) △AA-(4.133%) 등으로, 최대 0.312%포인트 격차가 발생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2022년 당시 건전성관리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대출을 축소하고, 비용절감 등을 통한 내실경영에 주력했다"며 "지난해 영업자산 증가분은 해당 감소분에 대한 되돌림에 가깝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예상보다 비용이 증가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업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내실경영이 화두가 됐다. 선제적으로 조달구조를 장기화하고, 대출자산 등을 축소해둔 회사가 선방하는 양상이다"라며 "조달금리 등이 고점 대비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고, 연체율 등의 리스크도 부담이다. 당분간 비용절감을 중심으로 조달시장이 안정화되길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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