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도래 차입부채 42조원···카드사, 차환리스크에 '직격'
올해 만기도래 차입부채 42조원···카드사, 차환리스크에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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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차입부채 123.4조원 중 34.1%가 1년내 만기도래
고금리속 신규발행금리와 만기도래금리 간 격차 벌어져
3.7%까지 떨어졌던 여전채금리, 중동리스크 등으로 반등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사들의 차입부채(차입금+회사채)가 42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비용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저금리 기조 속 발행한 채권 등의 평균금리와 신규발행금리 간 격차가 벌어지며 비용 상승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 중동리스크 등으로 조달금리가 반등하고 있는 점도 우려요소다.

18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부채 규모가 42조9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나 급증했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 속 7개사의 전체 차입부채가 123조3757억원으로 일년새 1.3% 줄었음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의 비중도 34.1%로 전년 대비 3.8%포인트(p)나 확대됐다.

해당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잔여만기가 1년 미만으로 남은 장기부채(유동성부채)다. 작년 말 기준 7개사의 1년 미만 단기부채 잔액은 7조8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줄어든 반면, 유동성부채는 34조2723억원으로 15%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유동성 부채(4조6100억원)가 전년 대비 68.1%나 폭증했다.

주목할 점은 차환부담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특성상 카드사는 영업에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회사채나 차입금 등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한다. 만약 채권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일부는 상환하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채권 등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상환(차환)하는 방식으로 영업자금을 관리한다.

문제는 과거 저금리 기조 당시 발행했던 회사채 등의 발행금리 대비 현재의 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조달에 자주 활용하는 3년채를 예로 들면, 지난 17일 기준 여전채 금리(AA+, 3년물)는 3.813%다. 그러나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 채권 중 본격적인 금리인상기 이전인 2021년 이전에 발행된 채권들의 평균 표면이율은 1.976%로, 2%p 가량의 금리 격차가 난다.

해당 채권 잔액이 총 12조6600억원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 해당 채권들에 대한 조달비용만 2326억원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지난해 7개 카드사의 경상적 순익이 전년 대비 10.6%나 감소한 배경에, 40% 이상 급증한 이자비용이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순익 감소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요인이다. 실제 올해 1월 19일 기준 4%를 웃돌았던 여전채 금리는 이달 초 3.74%까지 떨어졌지만, 중동리스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지연 전망 등에 현재 3.8%를 다시 돌파한 상태다. 잔존한 중동리스크 등과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시장금리의 특성을 고려하면, 여전채 금리가 다시 4%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시중금리 하향 안정화 전망에도 올해 중 카드사들의 신규발행 금리는 만기도래 평균금리보다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도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건전성 저하와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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