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해외부동산 투자 '빨간불'···평가손 1조원
5대 금융, 해외부동산 투자 '빨간불'···평가손 1조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규모만 20조원···평가 수익률 -10.53%
미국 뉴욕주의 맨해튼 도심 (사진=픽사베이)
미국 뉴욕주 맨해튼 도심 거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손실 규모가 더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금융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 투자액은 20조3858억원이다.

투자 원금 규모는 하나금융이 6조245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금융 5조6533억원, 신한금융 3조9990억원, 농협금융 2조3496억원, 우리금융 2조1391억원 순이다.

이중 대출 채권을 제외한 수익증권과 펀드 등에 대한 투자는 512건, 투자 원금은 10조4446억원이다.

대출 채권을 제외한 투자 금액은 KB금융이 2조9039억원(1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 2조7797억원(133건), 하나금융 2조6161억원(157건), 농협금융 1조8114억원(55건), 우리금융 4305억원(41건)이 뒤를 이었다.

현재 이 자산의 평가 가치는 총 9조3444억원으로 원금보다 1조1002억원이 줄었다. 평가 수익률은 -10.53%다.

금융그룹별 투자 원금 대비 평가 가치는 하나금융이 -12.22%로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11.07%), 농협금융(-10.73%) 등도 두자릿수 손실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7.90%, 우리금융은 -4.95%였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한 5대 금융그룹의 내부수익률(IRR)을 보더라도 손실 규모가 작지 않았다.

5대 금융이 배당금을 합산한 내부수익률(IRR)을 산출할 수 있는 투자처는 514건으로, 이중 내부수익률이 현재 자산가치 기준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51건(9.9%)이었다. 10건 중 1건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5대 금융이 해외 부동산에 대출 채권,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 대출 형태로 집행한 투자 규모는 약 9조942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이 3조6297억원(98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 2조8494억원(47건), 우리금융 1조7086억원(63건), 신한금융 1조2193억원(49건), 농협금융 5351억원(13건)이 뒤를 이었다.

대출은 대부분 투자 금액과 현재 평가 금액이 비슷한 수준이나 부동산 가격 급락 등 담보 가치 하락으로 손실을 본 경우도 있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금융권의 손실 우려는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영향은 올해 대형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