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성장 증권사 메리츠 '유일'···브로커리지부터 IB까지 난국
4분기 성장 증권사 메리츠 '유일'···브로커리지부터 IB까지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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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4분기 영업익 7% 증가 전망···미래·NH 등은 10~30%대 감소
거래대금 급감·부동산 PF 침체 여파···상반기까지 유의미한 반등 요원
'PF 유동화증권 만기 집중' 1분기 관건···리테일·WM 집중해 실적 방어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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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사들의 업황이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실적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실적을 지탱했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 부문이 저조하면서 성장 동력이 사라졌다. 올해 상반기까진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여전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1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42억원)과 비교해 6.95% 증가하는 수준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234억원까지 더하면 1조7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게 된다. 

메리츠증권 외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성장한 증권사는 전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73% 감소한 규모다. 이 외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도 30%대 뒷걸음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 부진이 지속하면서 거래대금 급감에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이 크게 저조한 데다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로 투자은행(IB)도 크게 꺾인 영향이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부담도 이어졌다. 어느 하나 내세울 것 없이 다방면에서 부진한 셈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중 내내 금리 상승 피해를 입으면서 채권의 금리 민감도를 크게 낮췄기에 금리 하락 수혜는 적게 입을 것"이라며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함께 악화해 연말 자산 재평가 시 손실이 발생하고, 지난해 9월 이후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실(PF) 딜이 크게 줄었고 거래대금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실적 우려 요인으로 부각한 부동산 PF이슈는 여전히 상존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PF 사태가 2011~2013년 PF부실사태보다 정도는 더 작지만, 관련 위험이 금융업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리스크 부담 주체가 다변화됐고, PF-ABCP(자산유동화기업) 어음 발행으로 자본시장 내 연계 가능성이 확대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실질 만기도 1~3년에서 3개월 내외로 축소되면서 신용 리스크와 더불어 유동성 리스크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유동성 리스크는 1분기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인데, PF유동화 증권 만기가 동시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가격하락의 간접적 영향으로 PF와 직접적 관련이 적은 업종에서도 유동성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으로 자금 경색을 촉발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각가지 이슈에 비우호적 업황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유의미한 실적 회복은 요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증권사들은 위기 타개와 실적 방어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이던 IB에 힘을 빼신 리테일과 자산관리(WM) 부문에 보다 주력하는 영업을 펼치고자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증시 부진 등 업황 악화로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 저마다 약한 분야를 보완하고 강점에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특히 최고경영자(CEO)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과 리테일·자산관리(WM) 부문에 공들여 대(對)고객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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