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위기 얼마나 클지 모른다' 삼성·LG·SK 등 현금 비축 혈안
'내년 위기 얼마나 클지 모른다' 삼성·LG·SK 등 현금 비축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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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하이닉스, 자금시장 위축과 경기불안에 현금성 자산 지속 늘려
전문가 "자금경색 미연에 방지할 필요 있어"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자업계도 현금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이 벌어든인 돈을 투자하는 대신 현금으로 쌓아놓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돈맥경화'에 또다시 경제가 경색하는 악순환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128조162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6월 77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65% 증가한 수치다.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은 현금화가 쉬워, 보통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파악할 때 쓰인다. 이 금액이 높을수록 기업의 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만기 1년 내 예금 상품인 단기금융상품이 65%인 83조6468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1년 정도 돈이 묶이더라도 최근 상승한 기준금리로 인해 이자 수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미 9월까지 1조6556억원의 이자수익을 남겼다. 이는 작년 이자수익인 1조2782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6조515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조5676억원으로 25% 증가했다. 단기 금융상품도 같은 기간 1464억원에서 1604억원으로 커졌다. 올해 3분기 둘을 합한 현금성 자산 규모는 7조7280억원이다. LG전자는 금리 인상 시기인 올해부터 현금 보유량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이자수익이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현금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1년만에 현금 보유 비율이 약 60% 늘었다. 

최근 회사채 등 채권 시장 불안과 함께 자금시장이 경색 국면에 들어가고, 당장 내년 경기침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현금을 비축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시기에 이미 경기침체가 예고됐다.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역대 최저 수준인 1.6%로 예상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현금 쌓기에 주력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투자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올해 반도체 혹한기로 인해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의 절반 수준인 10조원 가량으로 줄일 것이라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한다고 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에 29조100억원을 투자했다. 연간으로는 총 47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지난해보다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한다"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적극적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사전에 강구해 자금시장 경색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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