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결산-반도체] 美·中 패권경쟁에 '흔들'···보릿고개에 '휘청' 
[2022결산-반도체] 美·中 패권경쟁에 '흔들'···보릿고개에 '휘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최대 매출···하반기부터 영업이익 '뚝'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흥진비래(興盡悲來).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온다는 이 사자성어가 올해 반도체 업계를 표현하기 가장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지난 2021년을 마무리한 반도체 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진 호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부터 코로나19로 반등했던 IT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악화에 '불황'이라는 보릿고개를 맞았다. 또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에 이리저리 치이며, 난관에 봉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사업의 대표적인 두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까지 분기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반도체 업계는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로 불리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시련이 몰아쳤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안을 쏟아냈다. 지난 8월부터 실질적인 규제가 시작됐다.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이어, 자국 및 동맹국 기업에 심자외선(DUV) 장비 수출 제한까지 요청했다. 8월에는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18나노미터(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반도체에 대한 장비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내 생산시설은 중국 기업 소유라는 이른바 '거부 추정 원칙'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됐다. 

이로 인해 중국 공장을 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당장 피해를 볼 게 명약관화했다. 또 정부는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에 가입할 지 여부도, 반도체 업계 큰 시장인 중국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도 갈망질팡하는 모양새였다.

다행히 미국 상무부가 지난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한다는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으나, 이는 1년 뒤엔 또 미국 상무부의 허락을 받아야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정부는 칩4 동맹 전선에 합류하면서, 향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집중하고 있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실적이 악화했다. 코로나19로 급등했던 IT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3%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31.4% 가량 줄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제외한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은 설비투자액을 기존 계획보다 줄이는 등 감산 계획까지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전망 또한 어둡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난관이 많았던 시기였다"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 한파가 예상됨에 따라 긴축 경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