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리더십 '도마'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리더십 '도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잦은 조직개편·인사에 피로감 호소···톱다운 소통도 불만
하루 전날 노조와 임금협상 일정 취소···'소통미스' 지적도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취임 6개월 만에 도마 위에 올랐다. 잦은 조직개편과 인사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이에 따른 내부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어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취임한 저우궈단(Jou Gwo-Duan) 대표의 일방적인 소통방식 등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 2월 저우궈단 전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연임설이 나돌던 뤄젠중 전 대표 대신 재무전문가인 저우궈단 대표가 선임되면서, 동양생명 매각을 위한 '발탁인사'라는 해석이 분분했다.

여기에 깜짝 발탁된 저우궈단 대표가 한국 기업문화, 업권 특성 등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보니, 내부적으론 톱다운(상명하달)식 경영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도 저우궈단 대표와 관련된 글이 다수 올라와 있는데, 비효율적인 회의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회의'에 직무 연관성이 적은 부서의 임원이나 직원까지 참여하다 보니 정작 업무처리 시간은 줄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잦은 조직개편과 인사 역시 도마에 올랐다. 실제로 저우궈단 대표가 선임된 올해 2월 이후 약 6개월여 동안 공식적으로 단행된 인사만 7차례. 지난해의 경우 인사 시즌인 연초, 6월, 연말에 걸쳐 인사가 단행된 것과 대조적이다.

동양생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재무전문가로서는 다양한 경험과 역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 기업에 대한 이해와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엄연히 업권도 다르고 경영환경도 다른 A사를 갑자기 벤치마킹하라고 하거나, 통역을 담당했던 경영지원 부서를 갑자기 경영전략을 짜는 부서로 바꾸는 등 직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조직개편이 단행되다 보니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양생명 내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표이사 취임 이후 조직개편과 인사 단행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런데 조직 개편이나 인사가 단기간에 여러 차례 실시하다보니, 직원들이 피곤함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잦은 인사와 조직 개편에 따른 성과보다 조직 피로도가 가중되다보니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열린 타운홀 미팅(자유 토론)에서도 저우궈단 대표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 직원들이 난감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12일 예정됐던 노조 집행부와의 임금협상 일정이 전날 취소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 자리는 노조가 제시한 임금인상안에 대해 사측이 협상안을 내놓는 자리였고, 저우궈단 대표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관련 배경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저우궈단 대표가 일정을 몰랐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협상을 취소했다"며 "관련 팀에서 일정을 알려주지 않아 교섭 날짜를 몰랐다는 해명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임협 일정이 연기된 것은 맞지만, 취소 다음날인 12일 오전에 저우궈단 대표가 노조 측을 만나 양해를 구한 만큼 현재 협상 절차에선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조직 내 '소통 미스'이거나 대표가 협상 절차 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 교섭 요구를 하면 사측이 이에 대해 응답하면서 날짜를 밝혀주는 게 통상적인 절차다. 이런 일련의 절차를 거치고도 혹시나 교섭 대표가 안나오거나 못 나올 경우엔 교섭권을 위임하는 위임장을 가져와 다른 사람이라도 교섭을 진행하는 게 맞다"며 "일방적으로 일정을 몰랐다고 연기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임금협상 자체를 취소하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식의 임협 연기는 협상을 회피하거나 직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