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리스크 증대에···한화생명도 '약관대출 한도' 줄일까
보험사 리스크 증대에···한화생명도 '약관대출 한도' 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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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건전성 당부···주요 보험사들 "약관대출 한도 축소 당장 계획 없어"
"생보사보다 손보사 축소 유인 높다" 평가도···타사 확산 움직임에 '주목'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경기 부진과 가계대출 우려로 당국의 2금융권 대출 규제와 보험사의 자체 리스크 관리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약관대출 규모가 가장 큰 한화생명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삼성화재가 약관 대출 한도를 기존 해지 환급금의 60%에서 50%로 10%포인트(p)로 축소하기로 결정하자, 이번 조치가 한화생명을 비롯한 보험업권 전반적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별 약관대출 규모는 한화생명이 7조26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보생명(6조3528억원), 신한라이프(5조428억원), 삼성화재(4조1403억원), NH농협생명(3조5242억원), 현대해상(3조1267억원), DB손해보험(2조9905억원) 순이었다.

이날 한화생명은 약관대출 한도와 관련해 "현재로선 줄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NH농협생명, 현대해상, DB손보 등도 당장 약관대출 한도 축소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 약관대출의 경우 적립금으로 대출이 나가는 구조라 리스크가 크지 않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는 대출 비중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낮추는 것이 영향력이 더 크다"며 "다만 약관대출을 많이 받은 고객들이 상품을 해지시킬 경우 계약유지율이 악화되는 동시에 건전성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손해보험사 상품이 생명보험사 상품에 비해 전반적으로 적립금이 적은 형태라, 손보사가 약관대출 한도를 줄이면 건전성 개선에 조금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생보사보다는 손보사의 약관대출 축소 유인이 더 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KB손해보험이 약관대출 한도를 한시적으로 축소한 바 있다. 삼성화재와 롯데손보는 각각 2019년, 2018년에 약관대출 한도를 조정했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가 가장 먼저 약관대출에 대한 한도 축소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오는 23일 오후 10시부터 '무배당 삼성80평생보험' 등의 상품에 대한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해지 환급금의 60%에서 50%로 낮춘다. 해당 상품은 '무배당 유비무암보험', '무배당 삼성Super보험', '무배당 삼성 올라이프 Super보험' 등이다.

삼성화재는 해지환급금이 줄어들면 향후 약관대출 원리금이 해지환급금을 초과할 수 있고, 제때 대출금을 상황하지 못할 경우 보험해지가 발생할 수 있어 약관대출 한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약관대출은 고객이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50~90% 범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고객이 낸 돈 안에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신용도와 관계없고 대출 심사도 필요 없다. 과정이 쉽고 간편하다보니 대출까지 걸리는 시간도 타 금융권에 비해 짧아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해 보험사의 약관대출은 63조5000억원에서 65조8000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올해 3월말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은 129조원으로 최근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후 대출규모가 이례적으로 늘어난 데다 최근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금융 불안정이 지속되자 금융사들에게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강조하며 금융사의 건전성과 유동성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도 지급여력비율(RBC) 기준을 완화하고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에 자본확충 강화를 요청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이 악화되자 지난 17일 시간외거래를 통해 3000억원 규모의 우리금융지주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한화생명의 최근 신용등급은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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