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관양현대' 수주로 기사회생?···풀어야 할 과제 '산적'
HDC현산, '관양현대' 수주로 기사회생?···풀어야 할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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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양현대에 '파격 조건' 제시해 수주···"결국 나중 부담될 것"
월계동신에도 비슷한 조건 내걸듯···기존 수주 단지서 반발도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입구.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입구.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예상을 깨고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리하며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다소 무리한 조건을 제시해 사업을 수주했고, 다른 사업에도 이 같은 수준의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존 수주 단지에서도 '역차별'이라며 반발이 나오는 만큼 현대산업개발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로 지난 5일 선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안양 관양현대에 △평당 4800만원 기준 일반분양가 100% 반영 △미분양 시 대물변제 통한 조합원 이익 보장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원 지급 등 '파격 조건'들을 제안해 사업을 따냈다. 

광주에서의 잇따른 대형 건설사고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조건 제시가 필요하다는 내부 결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파격 조건' 제시는 현대산업개발이 현재 코오롱글로벌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해당 사업에 △일반분양가(최고 수준) △추가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 △대물변제 100%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 일으킨 2건의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에 최대 1년 8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어, 제재를 받기 전에 최대한 많은 사업을 수주해놓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새로운 사업 수주는 불가하지만 기존 수주한 사업장은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무리한 방식의 수주는 향후 회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일단 회사와 브랜드의 '생존'을 위해 무리한 조건을 내걸어 사업을 따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입지에 비해 너무 높은 분양가를 보장해주겠다고 한 것, 가구당 무려 7000만원이라는 사업추진비를 지급하겠다고 한 것들이 향후 회사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수주할 다른 단지에도 이 같은 수준을 제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양 뉴타운삼호 단지 내 상가 건물 곳곳에 현대산업개발 퇴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노제욱 기자)
안양 뉴타운삼호 단지 내 상가 건물 곳곳에 현대산업개발 퇴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노제욱 기자)

또한 현대산업개발의 기존 수주 단지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관양현대와 인접해 있는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조합에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 역차별 등으로 '시공사 해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6년 현대산업개발‧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수주, 현재 이주를 마치고 철거를 앞두고 있다. 

뉴타운삼호 조합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잇따른 사고를 일으킨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시공사 해지 안건을 총회에 상정해 논할 계획"이라며 "관양현대에 제시한 조건들에 대해 박탈감을 느끼는 조합원들이 있는 영향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9일 뉴타운삼호 조합을 방문해 조합원들과 공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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